추석 연휴를 앞두고 가을비가 내린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추석 귀성길이 시작되는 13일부터 주말 사이에 전국 곳곳에 강한 비나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는 최고 35도에 이르는 가을 폭염이 나타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해상에서 접근하는 비구름대가 시속 50㎞의 속도로 동북동진하면서 서울, 인천과 경기 북부, 강원 북부를 중심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 남부지방에는 기온이 점차 오르며 대기가 불안정해져 소나기 구름대가 발달하고 있다.

연휴 첫날인 14일은 수도권과 강원도, 충청 북부에 가끔 비가 내리다가 오후에 대부분 그칠 전망이다. 강원 내륙과 산지는 밤까지 비가 이어질 수 있다. 15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오늘(13일)부터 내일(14일) 아침 사이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내륙에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고, 모레(15일)까지 시간당 20㎜ 내외의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가시거리가 급격히 짧아지고, 도로가 미끄러운 곳 있겠으니 교통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11~12일 이틀 사이에 무려 308.4㎜의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한 울릉도는 14일에 5~20㎜의 비가 더 내릴 전망이다.

9월 중순에도 무더위가 가시지 않는 13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에서 반려견 한 마리가 선풍기 바람을 쐬며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는 기온이 오르면서 폭염 특보가 확대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에 대구와 부산, 전남·경북 일부 지역에 폭염경보를 발표했다.

주말 동안 남부의 한낮 기온은 최고 35도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서울은 30도 안팎을 기록하겠지만, 습도가 높아 체감하는 더위는 더 심할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특보가 발효된 충청권과 남부 지방, 제주도는 당분간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내외, 전라권과 경남권은 35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며 “주말에는 수도권과 강원 영서 남부에도 폭염 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가을 늦더위의 기세는 연휴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북상 중인 제13호 태풍 ‘버빙카’에 동반된 뜨거운 열기가 일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밤에도 25도 내외의 열대야가 나타나는 지역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기상청은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는 우리나라 상공에 위치한 따뜻한 고기압과 중국으로 이동하는 태풍 ‘버빙카’에서 유입되는 따뜻하고 습한 바람이 더해지며 평년보다 5도 내외 높은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겠다”며 “북쪽을 주기적으로 통과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지역에 따라 비가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추석 당일인 17일에는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내리겠지만, 밤에 구름 사이로 보름달이 보이는 곳도 있겠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가을 늦더위는 연휴 후반부인 18일이 돼서야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점차 해소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연휴 기간 중 기온 30도 이상의 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지역이 많기 때문에 무더위에 대비해 건강 관리와 음식물 보관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