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연화봉길. 국립공원공단 제공

올해 추석은 5일간의 긴 황금연휴다. 집에서 가족들을 만나는 것 말고도 할 수 있는 게 많다. 가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나들이 명소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다.

국립공원공단은 추석 연휴를 맞이해 가족과 함께 걸으면서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탐방로 7곳을 추천했다. 아직 단풍을 보기에는 이른 시기지만 아름답게 핀 야생화들을 보며 힐링할 수 있다. 아이들뿐 아니라 등산이 익숙하지 않은 어른들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코스들로 골랐다.

오대산 금강연 전망대. 국립공원공단 제공

오대산 선재길은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지나 오대천 계곡을 따라 아름드리 숲터널을 지나는 코스로 구성돼 있다. 경사가 완만해 온 가족이 함께 탐방할 수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오대산의 명소인 금강연을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전망대도 만들었다. 월정사 앞에 위치한 금강연은 오대산 각 골짜기의 물이 모두 모이는 연못이다. 조선시대에는 신성한 곳으로 여겨 봄·가을 제사를 지내기도 했으며, 빼어난 경치로 유명하다.

기존에는 금강연을 가까이에서 보려면 흙과 자갈이 있는 고르지 않은 길을 갔어야 했기 때문에 교통 약자는 상대적으로 불편한 점이 있었다. 하지만 휠체어도 이동이 가능하도록 길과 데크를 조성해 편의성을 높였다.

내장산 백양골길. 국립공원공단 제공

내장산국립공원에 있는 백양골길은 일광정의 아름다운 야생화와 연못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갈참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곳을 지나는 탐방로다. 왕복 두 시간 정도 걸린다.

특히, 8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는 탐방로 곳곳에서 한국특산식물인 백양꽃을 만나볼 수 있다. 또, 백양골길의 끝인 곡두재에서는 비자나무를 만나 피톤치드를 만끽하실 수 있다.

태백산 두문동재길. 국립공원공단 제공

태백산 두문동재길은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야생화가 자생하고 각종 희귀 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탐방로다. 해발 1268m의 두문동재에서 대덕산(1307m)까지 이어진 탐방로는 대부분 평탄한 오솔길과 내리막길로 이뤄져 산행이 처음인 사람들도 쉽게 걸을 수 있는 곳이다.

다만, 2017년에 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돼 탐방예약제 운영 기간에만 탐방할 수 있다. 국립공원공단 예약시스템에서 탐방 전날 오후 2시까지 사전 예약한 뒤 방문하면 된다.

소백산 연화봉길. 국립공원공단 제공

연화봉길은 야생화를 감상하면서 천상의 화원으로 오르는 산책 코스다. 특히, 제2연화봉에 마련돼 있는 산상 전망대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멀리 아름다운 자태의 월악산과 웅장한 백두대간 능선이 소백산을 휘몰아치는 모습에 압도당한다.

특히 해당 구간에는 소백산천문대가 있으며, 별자리에 대한 해설판이 탐방로 곳곳에 있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지리산 구룡계곡길. 국립공원공단 제공

지리산 구룡계곡에는 옛날 음력 4월 초파일이면 아홉 마리의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아홉 군데 소에서 노닐다가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다. 구룡계곡 전체가 마치 하나의 큰 바윗덩어리인 것처럼 연결돼 있고 바위 틈새에서는 소나무가 자라 운치를 더한다.

또한 바위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은 계곡을 따라 폭포가 되며, 구룡폭포까지 걸으면서 지리산 계곡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편도 3.1㎞, 왕복 약 3시간이 걸린다.

설악산 곰배골길. 국립공원공단 제공

다양한 야생화가 펼쳐져 있는 설악산국립공원 곰배골길도 추천했다. 점봉산 분소에서 곰배령까지 이어지는 3.7㎞ 코스의 길이다. 곰배령은 ‘곰이 배를 하늘로 향하고 벌떡 누워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걸으면서 탐방로 주변에 숨어있는 야생화를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

태안해안 노을길. 국립공원공단 제공

태안해안 노을길은 노을 지는 모습이 특히 아름다운 곳이다. 푸른 곰솔숲과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다.

코스 중에 무장애탐방로가 조성돼 있어 유모차를 끌고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편도로 3.1㎞, 1시간 30분 코스다.

국립공원공단은 추석 연휴 기간 국립공원 방문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11개 국립공원의 직영주차장 31곳을 14일부터 18일까지 무료로 개방한다. 주차장 이용료가 면제되는 국립공원은 지리산·한려해상·내장산·오대산·주왕산·다도해해상·치악산·월악산·북한산·소백산·변산반도국립공원이다.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직영 주차장 무료 운영을 시행한다”며 “모든 국민이 자연과 함께 국립공원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