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을 농번기 '농기계 사고 주의보’…최근 5년간 전국에서 398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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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였던 지난 18일 오전 7시45분쯤 충남 홍성군 갈산터널에서 A씨(60대)가 몰던 승합차가 앞서가던 경운기들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경운기 운전자 B씨(70대)가 숨지고 A씨도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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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도로에 정차된 경운에 야광 반사판을 부착하고 있다. [사진 충남경찰청]

앞서 지난 8월 예산에서는 경운기를 몰던 70대 C씨가 시골길에서 좌회전하다 조작 미숙으로 경운기와 함께 농수로에 빠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같은 달 강원 강릉에서는 D씨(60대)가 운전하던 그랜저 승용차가 앞서가던 경운기를 추돌, 경운기 운전자 E씨(70대)가 숨지기도 했다.

가을 농번기를 맞아 농기계 관련 사고가 급증하면서 관계 당국이 자동차 운전자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농산물을 수확하거나 운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농기계 단독사고도 잦지만, 자동차와의 추돌사고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충남에서만 18명 숨져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년) 충남 지역에서 농기계 운전자 과실에 따른 사망자는 18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709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농기계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16%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3%)의 다섯 배가 넘는다. 특히 농번기(4~5월, 10~11월) 넉 달간 발생한 사망자는 전체의 56%(10명)를 차지했다.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이 농업진흥청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8~2022년 5907건의 농기계 사고가 발생, 398명이 숨졌다. 다친 사람까지 포함하면 4593명으로 사상률이 7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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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도로에 정차된 경운에 야광 반사판을 부착하고 있다. [사진 충남경찰청]

전국에서 발생한 농기계 사고는 2018년 1057건, 2019년 1121건, 2020년 1269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1년 1076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2022년에는 1384건으로 전년 대비 29%가 증가, 5년 사이 가장 많은 사고 건수를 기록했다.

느린 운행속도·급정차 등이 사고 원인

지역별로 보면 경북이 1487건으로 농기계 관련 사고가 가장 잦고 경남 1003건, 전남 932건, 전북 697건, 충남 501건, 경기 492건 등 순이었다. 사고 유형별로는 끼임 사고가 35.5%로 가장 많았고 전복·전도 28%, 교통사고 20% 등이었다. 사고 원인은 농기계 운전자의 과실로 인한 단독 사고, 느린 운행 속도, 급정차 등으로 뒤따르던 차량과의 추돌사고 등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농기계 관련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농기계 운전자가 운행 전 브레이크와 핸들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주·정차 시 안전구역 확보, 농기계 후면 야광 반사판 부착 등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승용차와 화물차 운전자 역시 농촌 지역 도로를 운행할 때는 갓길 농기계 진행과 정차 여부 확인, 서행·방어 운전을 습관화해야 한다”며 “야간에는 상향등을 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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