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소에너지 스마트팜 하랬더니 일반 전기로"...울산도시공사, 방만 운영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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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도시공사 지하 2층엔 스마트팜이 있다. 수소시범도시(울산) 특화사업 일환으로 조성한 것으로,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해 얻은 전력과 온수로 상추 등을 기르는 일종의 친환경 인공정원이다.
그런데 최근 울산시가 해당 스마트팜 연료전지 운영상황을 점검한 결과, 2023년 12월 스마트팜 설치 후 4일만 수소연료를 활용하고, 이후엔 일반 전기를 끌어다 전력과 온수를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수소 특화사업 취지를 무색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시 관계자는 "수소를 공급하는 배관 시설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스마트팜을 설치해 운영하다가 생긴 문제로 파악됐다. 다행히 지금은 수소에너지로 정상 운영 중이다"고 설명했다.
방만한 기관 운영실태 적발
지방공기업인 울산도시공사의 방만한 운영실태가 감사에서 무더기로 적발됐다. 울산시 감사관실 측은 30일 "2021년 6월부터 지난 4월까지 울산도시공사 업무를 종합감사한 결과 과도한 직원 복지지원, 허술한 자산 관리 등 모두 36건을 적발해 신분상 문책 등 처분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서에 따르면 울산도시공사는 직원에게 생일축하비 20만원, 명절기념 20만원 등 직원 한 명당 매년 100만 원어치의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했다. 여기에 숙박비(20만원), 건강검진비(30만원) 등 복지지원을 더 해 직원 한 명당 연간 300만원 정도를 챙겼다. 그런데 이들 직원 복지는 지방공기업 지침에 맞지 않는다고 한다.
지방공기업 예산편성 지침에는 급여 인상 수단으로 활용할 우려가 있어 각종 기념일을 맞아 직원에게 상품권·선불카드 등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울산시 감사관실 측은 "상품권 지급 문제뿐 아니라, 과도한 경조사비를 축소하라는 지침도 따르지 않은 셈이다"고 지적했다.
사진액자 누가 구매했나
부실한 자산 관리 사례는 여러 건 나왔다. 울산도시공사는 129만4755㎡의 터에 건물 19동(면적 4만9694㎡)을 갖고 있다. 그런데 해당 자산관리자를 지정한 적이 없고 관련 관리대장마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 관계자는 "대장이 없어서, 공사 측이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평가하고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전했다. 울산도시공사 사옥 빌딩 복도와 계단에는 사진액자 21개가 걸려 있다. 지난해 9월 예산 81만9500원을 들여 구매해 내건 것이다. 하지만 이걸 누가 구매했는지, 왜 설치한 것인지를 아는 직원이 공사엔 한명도 없다고 한다.
예산 출납 금고 관리도 엉망이었다. 울산도시공사는 2021년 1월부터 시중 모 은행과 금고계약을 맺고 연간 4000억원 정도의 예산을 맡겼다. 그러나 해당 예산 출납상황과 장부를 살피는 금고 검사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금고에서 일부 예산을 절차에 맞지 않게 인출했다가 적발됐다. 울산시 감사관실 측은 "투명한 회계와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24억원을 들여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예산결산·재무결산·자산관리·재고자산 기능은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엑셀 하나로 모두 대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불량근태' 빠지지 않아
이밖에 직원 '불량 근태' 문제가 적발됐다. 공사 임직원 4명은 특별한 사유 없이 26차례나 오전 9시 이후 출근했다가 훈계 조치를 받았다. 직무와 관련이 없는 업무를 위해 외출한 직원이 연차 대신 관내 출장으로 처리하고, 여기에 출장비까지 챙겨간 것도 드러났다. 울산도시공사 측이 출장시간 확인 없이 관내 출장 여비를 최근 3년간 1만6037차례 지급한 사실도 감사에서 확인됐다.
울산도시공사 부채비율은 2021년 102.2%, 2022년 134.3%, 2023년 118.5%로 점차 늘고 있다. 부채비율이 100% 이상이라는 것은 자본보다 부채가 더 많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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