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대선 불복 준비?…규칙 이의제기 소송 90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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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다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정신장애’를 갖고 있다는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장애인협회와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나왔지만, 트럼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트럼프 측은 동시에 대선의 규칙과 관행에 이의를 제기하는 90여건의 소송을 무더기로 제기했다. 트럼프가 패배할 경우에 대비한 불복의 근거를 만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해리스, 정신장애 갖고 태어나”
트럼프는 29일(현지시간)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이리에서 개최한 유세에서 “거짓말을 하는 카멀라 해리스는 그렇게 (정신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생각한다”며 “카멀라에게는 무언가 문제가 있고, 분명히 뭔가 빠진 게 있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서도 “비뚤어진 바이든도 정신장애를 갖게 돼 슬프다”고 했다.
트럼프는 전날 위스콘신주 유세에서도 해리스의 국경정책을 비난하며 “카멀라는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고,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만 미국에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가 공화당에서까지 비판을 받았다.
친(親)트럼프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나는 해리스가 단지 미친(crazy) 진보라고 생각하지만 (정신적 능력에 대해선)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표적 반(反)트럼프 성향인 ‘한국 사위’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도 CBS 방송에 “해리스뿐 아니라 실제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모욕적인 말”이라고 했다.
당내 비판 무시…더 독한 표현 동원
트럼프는 이러한 당내 비판까지 무시하고 오히려 전날에 비해 발언을 수위를 더 높였다.
그는 이날도 국경문제와 관련 “악랄하고 잔인한 살인범 1만3099명이 아직 미국에 남아 있다”는 근거 없는 수치를 반복하며 “국경에서 해리스의 행동 때문에 수백명의 사람들이 이미 살해당했고, 그녀는 이 행동과 관련해 탄핵과 기소를 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리스는 향해선 반복적으로 “멍청하다”(stupid), “약하다”(weak), “끔찍하다”(horrible) 등의 거친 표현을 썼다. 트럼프는 특히 해리스를 ‘세금의 여왕’이라고 칭하며 “그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세금 문제 등 민생 관련 이슈의 책임을 해리스의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트럼프가 유세를 진행한 이리 카운티는 펜실베이니아주 중에서도 매번 대선 때마다 대선 결과를 적중해왔던 곳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이 지역에서 해리스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가 이 지역에서 발언의 수위를 높인 것은 여론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리스 “이길 수 있다”…트럼프, 무더기 소송
해리스는 이날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한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트럼프를 다시 백악관에 복귀시키는 것이 초래할 후과는 극도로 심각하다”며 “이 때문에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과 무당층이 내 선거운동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의 판세에 대해선 “이번 대선은 박빙이고 우리는 아직 약자”라며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주에서는 이미 조기투표와 우편투표가 시작됐고,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단체들은 올해 들어 선거 제도와 관련한 90여건의 소송을 무더기로 제기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소송 건수는 이미 2020년 대선 때의 3배를 넘어섰고, 소송은 대부분 핵심 경합주에 집중돼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뒤늦은 소송의 노림수는 선거 이후 상황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NYT 역시 “소송의 규모와 소송 제기의 시기를 고려할 때 소송의 이면에 더 큰 목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투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근거를 마련할 목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부통령 후보, ‘단판 승부’ 토론회
한편 현지시간 1일 오후 9시(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엔 민주당의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의 JD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등 부통령 후보간의 TV토론이 예정돼 있다. 통상 부통령 후보간 토론은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이번 토론은 대선의 사실상 마지막 대형 이벤트로 꼽힌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월즈는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을 밴스의 대역으로 세워 모의 토론을 준비했고, 밴스는 톰 에머 하원의원이 월즈 역할의 대역으로 나섰다. 에머 의원은 미네소타 출신으로, 공화당 내에서 월즈를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토론이 ‘아이티 이민자들이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 주민들의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등의 거짓 주장과 여성비하적 발언 등으로 비호감도가 높아진 밴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월즈에 대해선 문제를 일으킬만한 사고를 치지 않으면 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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