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의 김정은 옥죄기? 쌀·비료·옥수수 수출, 최대 98%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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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농민이 옥수수 더미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유럽연합의 시민 보호 및 인도주의 지원 기구(ECHO)가 북한 함경남도 일대에서 촬영했다. 사진 ECHO

중국이 올해 들어 쌀·옥수수와 비료 등 북한에 필요한 곡물과 농업 물자의 수출을 지난해와 비교해 최대 98.3%까지 줄인 것으로 30일 나타났다. 이와 관련, 북·중 갈등이 깊어지면서 중국이 무역량을 조절해 본격적으로 북한을 옥죄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해당) 통계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1~8월 중국으로부터 쌀 746만 달러(약 97억원)어치를 수입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액 6582만 달러(약 860억원)의 11.3% 수준에 불과하다.

쌀 이외에 옥수수·질소비료·복합비료의 대북 수출 현황 역시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질소비료 수출액은 1만7596달러(약 2300만원)로 전년 동기 158만 달러(약 21억원)보다 98.9%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옥수수는 97.7%, 복합비료는 81.5%로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질소비료는 지난해 1월 702t을 수출한 이후 16개월만인 지난 5월에 18t, 이어 7월에 100t을 수출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전격 방문해 북·러 밀착이 시작되기 전부터 질소비료의 수출을 끊은 셈이다. 이와 관련,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앞서 지난 5월 러시아 세관 당국의 자료를 인용해 "러시아가 올해 1월부터 여러 달에 걸쳐 북한에 밀가루 1270t, 옥수수 1000t 이상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다만 북·중 전체 무역은 이런 필수 물자 수준까지 감소하진 않았다. 북·중 무역 총액은 지난해 1~8월 14억 달러(약 1조8349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12억8938억 달러(약 1조6850억원)로 91.8%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쌀·비료의 대북 수출 급감을 두고 "중국이 북한 단속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북·중 관계에 밝은 한 소식통은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났지만, 유엔 제재가 유효한 상황에서 중국은 북한과 무역 정상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베이징발 평양행 열차(K27편)의 재개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외화 부족도 중국과 무역 정상화를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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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단둥과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 철교를 지나는 북중 우호열차. 신경진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염두에 둔 사전 조치라는 분석도 나왔다. 고수석 국민대 겸임교수는 "만일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북한이 2018년처럼 중국을 패싱한 채 미국과 접촉에 나설 수 있다"며 "코로나19가 끝난 시점에서 무역을 활용해 북한을 단도리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 징후는 이뿐만 아니다. 오는 6일로 다가온 북·중 수교 75주년을 기념하는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 베이징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현재 북·중 우호의 해 폐막식은 수교 기념일인 10월 6일보다는 미 대선이 끝난 11월에 베이징에서 소규모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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