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승부수' 던진 이시바…총리 취임도 전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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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는 가능한 조기에 국민 심판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여러 조건이 갖춰지면 10월 27일에 해산 총선거를 실시하고자 한다.”

30일 오후 3시 일본 도쿄 자민당사. 기자회견에 나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자민당 신임 총재가 ‘깜짝 발언’을 내놨다. 총리로 선출되기 전에 중의원(하원) 해산을 전제로 한 총선거를 선언한 것이다. 집권 자민당의 수장이 된 이시바 총재는 10월 1일 임시국회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67) 일본 총리의 뒤를 이어 102대 총리로 선출될 예정이다. 정권 출범 후 27일, 선거 고시(10월 15일) 뒤 12일 만에 총선을 치르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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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신임 자민당 총재가 30일 자민당사에서 회견을 열고 있다. 교도·AP=연합뉴스

정권 출범 후 한 달도 안돼 승부수 

이어진 질의응답에선 총선거 발언이 적절하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시바 총재는 “총리로 선출된다는 가정 하에 말씀드린 것”이라면서 “지적한 것처럼 내각총리대신이 아닌 사람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상당히 여러 이례적인 일로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자신의 총선 선전 포고가 “선거관리위원회 등 선거 준비 관점”이라며 “부적절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통상 정권이 출범하면 지지층 결집으로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 지난해 말 불거진 정치자금 스캔들로 빚어진 자민당의 위기를 조기 총선으로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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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재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지통신·AFP=연합뉴스

이시바의 자민당 “미·일 지위협정 논의할 것”

이시바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민당 집행부와 등장해 새 자민당 출발을 알렸다. 전직 총리이자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3) 전 환경상을 지원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75) 부총재,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79) 간사장,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71) 총무회장,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64) 정무조사회장, 고이즈미 선거대책위원장이 참석했다.

새 자민당 집행부는 “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이번 10월 총선 외에도 내년 봄 돌아오는 참의원(상원) 선거를 염두에 둔 발언이 이어졌다. 고이즈미 선대위원장은 “제 일은 한 사람이라도 많은 동료를 당선시키는 것”이라며 “최우선은 눈앞에 닥친 중의원 총선거를 향해 준비, 대응에 전념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 부총재도 이시바 총리의 당부라며 “총선거 및 내년 참의원 선거를 향해 당이 확실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있었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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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이시바 정권의 색깔이 드러나는 발언도 이어졌다. 이시바 총재가 오랜 시간 주장해온 미·일지위협정 개정이 대표적이다. 그는 총재 선거 전 미국 대표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 ‘일본 외교정책의 장래’란 글을 기고하고 미군 주둔 등 미·일 안보 관련 조약을 담은 미·일지위협정에 대해 “비대칭 쌍무 조약을 고칠 기회가 무르익었다”며 개정 의욕을 드러낸 바 있다.

이날 한국의 정책위의장 역할을 맡은 오노데라 정무조사회장은 이날 미·일지위협정 개정 실현 가능성을 묻는 말에 “오랜 논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전제로 “그중에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새 총재의 발언 속에도 그런 문제가 언급되어 있어 저로서는 그런 논의를 진행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시바 총재의 공약 중 하나인 아시아판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해서도 “침략을 막을 수 있는 안보환경을 만들기 위해, 이런 큰 틀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자민당 내에서 논의해 나갈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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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총재 선거 후 개장한 일본 증시가 전일 대비 4.8% 하락했다. 30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앞을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편 이시바의 내각엔 외상 자리에 이와야 다케시(岩屋毅·67) 전 방위상, 방위상에 나카타니 겐(中谷元·67) 전 방위상을 기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이시바 총재의 오랜 측근이다.

한편 이시바 정권 출범 하루를 앞두고 입헌민주당 등 야당이 조기 총선에 반발하는 가운데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4.8% 빠진 3만7919.55에 마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 총재 선거 다음 거래로 1990년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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