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실업자 20%는 반년 이상 ‘장기 백수’…'일자리 미스매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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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5명 중 1명은 반년 이상 구직활동을 했으나 여전히 일을 구하지 못한 이른바 ‘장기 백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중만 따지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인데,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의 한 단면으로 해석된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실업자 수는 56만4000명이었다. 이 가운데 구직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사람은 11만3000명으로 약 20%를 차지했다.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9년 8월(20.1%)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은 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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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진 2021년 하반기부터 대체로 10만명을 밑돌았다. 그러나 올해 3월부터 늘기 시작해 지난 8월까지 6개월째 증가세다. 반면 전체 실업자 수는 지난 7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감소로 전환했다. 전체 실업자는 줄어드는데 장기 실업자는 늘면서 이들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구직자들이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구직 기간이 늘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실제 직장에 다닌 지 1년이 넘지 않은 장기 실업자 중 이전에 직장을 그만둔 사유가 ‘시간·보수 등의 작업여건 불만족’인 비율이 24.7%(8월 기준)였다.

이들의 직장을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업(18.9%), 제조업(15.9%),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3.7%) 등의 순으로 많았다. 도소매업은 온라인 가속화ㆍ무인화 등의 구조적 변화로 취업자 수가 지속 감소하고 있다. 제조업은 수출 호조에도 고용 파급 효과가 크지 않은 반도체가 호조의 중심이 되면서, 최근 취업자 수가 줄고 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경기가 안 좋다 보니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억제하고 있고 고용하더라도 신규 채용보다는 경력·수시 채용을 선호해 청년들이 갈 곳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등으로 갈리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로 청년들의 첫 일자리 선택이 신중해진 것도 ‘일자리 미스매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는 최근 ‘쉬었음’ 청년 증가세와 맞물리면서 고용시장의 활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구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취직 확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국은행 고용분석팀 송상윤 과장과 김하은 조사역이 2021년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실업 기간이 1개월 증가하면 취업 확률을 1.5%포인트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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