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뺑소니 마세라티' 도피 조력자 "폰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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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에서 뺑소니 사망사고를 낸 마세라티 운전자의 도피 조력자가 검거 직전 휴대폰을 버렸다고 진술했다. 이에 뺑소니 사고 이외에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 등 다른 혐의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경찰청은 1일 “마세라티 운전자 김모(32·구속)씨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와 별개로 사기 범죄조직에 연루된 의혹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 서부경찰서가 뺑소니 사망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이나 자금 세탁, 보이스피싱 등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압수된 휴대폰 2대, 비번 알려줄 수 없다”
경찰은 김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구속된 오모(33)씨와 불구속 입건된 김씨의 도피 조력자 2명도 수사 선상에 올려둔 상태다.
이중 오씨는 지난달 26일 경찰에 체포되기 전 휴대전화를 고의로 버린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배경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체포될 당시 오씨 휴대폰은 유심이 없는 자급제 단말기(공기계)였다. 오씨는 “실제 쓰던 휴대폰은 어디 있느냐”라는 경찰 질문에 “버렸다”고 답했다.
경찰은 압수한 김씨의 휴대폰도 2대 모두 아이폰이라는 점에서 뺑소니를 제외한 나머지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김씨가 경찰에서 “아이폰 비밀번호는 말해줄 수 없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아이폰은 보안 설계 구조상 비밀번호를 알지 못하면 사실상 포렌식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상한 해외 체류에 다수 전과까지
경찰은 김씨와 조력자들이 동남아시아를 수차례 드나든 점에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출입국 기록상 김씨는 2014년부터 최근까지 태국과 캄보디아를 4차례 다녀온 사실이 파악됐다. 이에 대해 김씨는 경찰에서 “여행사 관련 일 때문에 다녀왔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를 비롯한 관련자들이 수차례 전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관련자 4명 모두 무직이라고 주장하는데, 해외에서 3개월~9개월을 체류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법인 마세라티, 어떻게 광주까지 왔나
경찰은 서울 소재 법인 명의의 마세라티 차량이 광주까지 이동하게 된 경위도 수사 중이다. 김씨는 지난 19일 입국해 사흘 뒤인 21일 고향인 광주를 찾아 또 다른 인물인 최모(33)씨에게 마세라티 차량을 빌렸다. 최씨는 뺑소니 사고 당일인 지난 24일 오후 9시 태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지난 24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운전 중인 마세라티 승용차로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달아났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23)가 크게 다쳤고, 뒷좌석에 탄 운전자의 연인(28·여)은 숨졌다. 김씨는 경찰에서 “(사고 당시) 오토바이가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소주 2병 마시고 운전…해외 도피 시도까지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도피 조력자 2명과 함께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서 소주 2병을 나눠 마신 뒤 북구 신안동 노래방으로 향하던 중 사고를 냈다. 김씨는 사고 직후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대전으로 달아났고, 인천을 거쳐 서울로 이동했다.
김씨는 각각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출발하는 태국행 항공권을 2차례 구매했지만, 출국이 금지된 상황을 고려해 해외 도피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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