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홍명보 선임 절차상 하자 발견, 무효는 어렵다…문체부 중간 감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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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최근 논란이 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점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를 통해 감독 교체 등 구체적인 후속 절차는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문체부는 2일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7월29일부터 진행한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과정에서 홍명보 감독은 물론, 클린스만 전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도 규정을 어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문체부는 협회 규정상 감독 선임 과정에 참여할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후보자를 추천한 점, 홍명보 감독 면접 과정이 불투명하고 불공정하게 이뤄진 점, 감독을 내정하고 발표한 뒤 이사회 선임 절차를 형식적으로 진행한 점 등이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이임생 이사는 감독 추천 권한이 없음에도 회장과 상근부회장으로부터 감독 선임 후속 절차 진행을 위임 받았다는 이유로 감독 후보자 3인에 대해 대면 면접을 진행했다”면서 “임의로 추천 우선순위를 결정(1순위 홍명보, 2순위 다비트 바그너, 3순위 거스 포옛)해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7월5일에 이 이사가 홍 감독과 대면 면접을 진행한 과정 또한 사전 질문지나 참관인 없이 이뤄지는 등 다른 감독 후보자들과의 대면 면접 상황과 달랐다”고 짚었다.
축구협회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 위반 논란에 휘말린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문체부는 ‘정몽규 회장의 개입’을 꼽았다. 앞서 정해성 위원장이 10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홍명보 감독을 1순위로 선정해 보고했을 때 정 회장이 후순위였던 다른 외국인 감독에 대해서도 대면 면접을 진행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정해성 위원장이 일신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해 이임생 이사가 관련 역할을 물려받은 이후에도 실제로 외국인 후보 면접부터 먼저 이뤄졌다. 최현준 감사관은 “축구협회가 (정해성 위원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1순위(홍명보 감독)부터 순서대로 협상을 추진했으면 이런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을 거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을 선임할 당시에 대해서도 문체부는 규정상 감독 선임 과정을 진행할 전력강화위원회를 무력화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클린스만 감독을 포함한 최종 후보자 2명에 대한 2차(최종) 면접을 강화위원장이 아닌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직접 진행하고, 이후에 이사회를 통한 선임 절차를 누락한 점이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선임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긴 했지만, 이번 감사 결과로 인해 홍명보 감독을 중도 교체하는 등의 상황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담당관은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발견되었지만, 이로 인해 홍 감독의 계약을 무효화하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축구협회 운영의 독립성을 보장해야하는 점도 있는 만큼 협회가 절차상 하자에 대해 국민감정 등을 감안해 (관련자 징계 등)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몽규 회장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추후 감사 결과를 종합해 축구협회 행정 난맥상에 정 회장의 책임이 어느 정도인지 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지난 7월29일부터 축구협회 관련 감사를 진행 중이다. ▲클린스만-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비리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과정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집행 및 차입금 실행 ▲지도자 자격 관리 ▲기타 운영 관련 사항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최종 감사 결과는 이달 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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