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현무' 공개에는 침묵하고...北, “군사조치” 경고 후 첫 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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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북한이 쓰레기 풍선 도발을 재개했다. 군 당국이 ‘군사 조치’를 경고한 뒤 첫 살포로, 북한이 다음달 미 대선 등을 노린 대형 도발을 염두에 두고 저강도 도발을 이어가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새벽 “북한이 대남 쓰레기 풍선을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며 “현재 풍향을 고려할 때 대남 쓰레기 풍선이 경기 북부 및 수도권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북서풍 또는 서풍을 타고 온 풍선은 서울 시내에서도 다수가 목격됐다. 군 관계자는 “현재 공중에 떠있는 풍선들이 모두 낙하한 후 수량을 취합하고 내용물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들어 23번째인 북한의 이날 풍선 도발은 지난달 23일 합동참모본부가 ‘군사적 조치’를 언급한 후 첫 살포 사례이기도 하다. 당시 합참은 “북한의 계속적인 쓰레기 풍선으로 인해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우리 군은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군은 물리적 대응에는 여전히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중격추 등의 직접 조치가 자칫 더 큰 피해를 유발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풍선 내용물과 피해 상황을 살펴봐야 하지만 기존과 비슷한 방식의 살포라면 당장 원점타격 또는 공중격추 등 물리적 군사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군 당국이 설정하는 ‘레드 라인’은 북한이 풍선에 유해 물질을 담는 등 우리 국민의 생명과 건강, 재산에 피해를 주겠다는 의도성을 드러낼 경우로 해석된다. 종이류와 비닐, 플라스틱병 등 생활 쓰레기를 살포하는 것만으로는 물리적 대응 명분이 떨어진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이와 관련,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합참의 해당 경고가 나온 날 “(풍선의) 자연 낙하를 기다렸다가 안전 위해 요인을 파악 후 신속히 제거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가장 효과적”이라며 “이 방법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 역시 “무리한 군사적 대응은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가을철 건조한 기후 환경에서 자칫 북한 쓰레기 풍선이 대형 산불을 일으킬 우려가 여전하다. 실제 공중 폭발로 쓰레기를 살포하는 발열 장치가 제때 작동하지 못해 지상에서 화재가 발생한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 북한의 의도성과 관계없이 군의 대응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군 당국도 향후 행보를 놓고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현재 대응 방식 이상의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군 당국자는 “경찰·소방 등 관계 기관과 공조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필요한 예방 대책을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날 풍선을 전날(1일) 국군의 날 행사에 대한 북한의 불만 표현으로 볼 경우 더 큰 도발의 예고편 성격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군 당국은 전날 행사에서 김정은 벙커를 겨냥한 ‘괴물 미사일’ 현무-5를 처음 공개하고, 평양에 대한 은밀 타격을 시사하는 미 전략폭격기 B-1B를 등장시켰다.
이같은 직접적 경고 메시지에 대해 북한은 이날 오전 발행한 노동신문 등에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응 수위를 고민하는 북한이 우선은 기존의 풍선 도발을 이어가며 오는 7일 최고인민회의를 전후로 허를 찌르는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는 11월 5일 미 대선을 전후로 북한이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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