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대선 승부처 노스캐롤라이나, 허리케인에 투표 차질…"선거 불복 우려"

본문

17278500689069.jpg

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허리케인 헬렌의 여파로 남은 잔해물을 청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대선의 주요 경합지 중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주(州)가 허리케인 피해로 투표를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최악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다시 선거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까지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으로 인해 최소 162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26일 밤 플로리다주에 상륙한 헐린은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미 남동부 일대를 휩쓸며 막대한 피해를 줬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선 홍수가 발생해 도로가 끊기고 주택 등이 침수됐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약 600만명이 투표했다. 이번 허리케인에 의한 피해 지역엔 약 100만명의 유권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대선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주인데,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 간 표 차이는 8만표에 불과했다. 미 전체 주 중에서 가장 적은 차이였다.

이번 대선에서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양당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케인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애슈빌은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그외 피해 지역 중 대다수는 공화당 지지율이 높은 편이다.

침수된 투표소들…우편 투표도 중단

1727850069056.jpg

1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주민이 허리케인 헐린으로 파손된 집 내부를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선거관리 당국이 피해 집계를 시작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소 여러 곳이 침수돼 선거 당일에 사용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고, 현재 정확한 수치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우편 투표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미 우정공사는 안전을 이유로 노스캐롤라이나주 서부 지역에서 우편 배송을 중단했다. 지난달 24일부터 국내 부재자 투표를 신청한 유권자를 위한 투표용지가 발송됐는데, 대부분 파손됐거나 배송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배송이 재개되더라도 이미 다수의 주민이 거주지를 떠나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선거 당일에도 투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현재 12개 카운티의 선거본부가 폐쇄됐고, 직원들의 피해도 큰 상황이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통신망이 끊겨 유권자들에게 투표소 위치, 투표 방법 등 선거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어렵다.

주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해외 및 군인 유권자처럼 허리케인 피해 지역 유권자들의 우편 투표용지 전자 전송을 허가해달라고 주 의회에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WP에 전했다.

"트럼프, 과거 선거 지연 이유로 사기 주장"

17278500692068.jpg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조지아주에서 허리케인 헐린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상황이 악화되자 지난 대선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이번 허리케인 피해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선거관리위원들에 대한 위협이 증가해 불안한 상황 가운데 발생했다"며 "선거관리위원들은 트럼프 측이 선거 과정에서의 투표 지연을 이유로 '선거가 사기'라는 주장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일부 경합주에서 부재자 우편 투표 집계가 지연되자 선거 조작설을 주장했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우편 투표가 급증했는데, 통상 우편 투표에선 민주당 표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실제로 2020년 대선 당시 개표 초반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다가 우편 투표 집계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역전했다.

경합주인 조지아도 헐린으로 인한 피해가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조지아주를 찾아 해리스 부통령이 피해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 중 해리스 부통령과 이들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해리스 "美국익 수호" 트럼프 "3차대전 날 판"…중동, 美대선 쟁점

  • 美 남동부 할퀸 허리케인 헐린…100명 이상 사망, 600명 행불

  • "폭탄 터진 것 같다"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 美강타…최소 64명 사망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3,74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