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덕담∙반성' 美부통령후보 토론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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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CBS방송센터에서 열린 미국 부통령 후보들의 TV토론에선 3번의 악수 장면이 노출됐다. 다만 토론 시작과 토론 이후 악수를 나눈 장소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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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미국 상원의원(R-OH)이 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CBS 주최 토론회에 참석하여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후보인 JD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은 무대 입장과 토론 시작 때 무대 중앙에서 악수를 하며 덕담을 나눴다. 토론 직후엔 40세 밴스가 60세 월즈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해리스의 ‘판정승’으로 평가된 지난달 대선후보 TV토론 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단으로 다가가 예정에 없던 악수를 청했던 장면과 위치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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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대선 주자 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단으로 걸어가 예정에 없던 악수를 청했다. 1일(현지시간)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선 공화당의 JD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이 민주당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단상쪽으로 걸어가 악수를 청했다. AFP=연합뉴스

초반 흔들리며 ‘실언’ 노출한 월즈

이날 토론 중 CBS가 토론을 지켜봤다고 응답한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실시간 평가에서 밴스의 승리라고 답한 비율은 42%, 월즈의 승리는 41%였다. 17%는 무승부라고 했다. 반면 공식적으로 ‘해리스 지지’를 표명한 뉴욕타임스(NYT)는 “최소한 밴스가 더 유창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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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R-오하이오)과의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실제 월즈는 ‘이란을 향한 이스라엘의 선제 타격을 지지하겠느냐’는 예상 외의 첫 질문에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그는 ‘어…’라며 중간주간 말을 멈추더니 “이스라엘과 그 대리인(proxies)”이라는 표현을 썼다. ‘대리인’은 이란의 지원을 받은 무장정파 하마스·헤즈볼라 등을 부를 때 쓰는 말이다.

월즈는 총기 규제와 관련한 답변 과정에선 자신의 17세 아들이 직접 총격을 목격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런 뒤 원래 소총 금지에 반대했지만,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피해자 부모들과 대화한 뒤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학교 총격범(shooter)과 친구가 됐다”는 말실수를 했다. 피해자 부모를 총격범으로 잘못 말했다.

‘총격 목격’ 월즈 아들 위로한 밴스

밴스는 월즈의 실언성 발언에 말꼬리를 잡지 않았다. 오히려 “아들이 총격을 목격했다는 것을 몰랐다. 정말 유감이고, 아들이 잘 지내길 바란다”며 월즈와 그의 아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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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1일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CBS 뉴스가 주최한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런 뒤 교내 총기 폭력에 대해 “학교의 보안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교내 총기 사건에 대해 부모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는 추가 질문에도 ”어떤 때는 ‘예’가 될 수도 있고, 어떤 때는 ‘아니오’가 된다”며 두루뭉술하게 답했다.

트럼프까지 두 차례 총격 위험에 노출될 정도로 심각해진 총기 사고는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공화당의 약점이다. 월즈 아들을 위로하며 약점에 대한 답변을 최소화한 밴스는 곧장 “해리스의 열린국경 정책 때문에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이 대량의 불법 총기를 미국에 유통하고 있다”며 화제를 국경문제로 돌려버렸다. 토론을 주관한 CBS는 홈페이지에서 미국보다 총기 규제가 강한 멕시코에서 총기가 유입된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접을 것’은 미리 접고…“합리적인 토론”

두 사람은 과거의 실언성 또는 거짓 발언 등에 대해선 나란히 인정하는 전략을 썼다. 어차피 해명이 어려운 사안은 미리 접어놓고 상대에 대한 공세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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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의원이자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왼쪽)와 미네소타 주지사이자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츠가 1일 뉴욕 CBS 방송 센터에서 열린 CBS 뉴스 주최 부통령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월즈의 경우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 홍콩에 있었다는 과거 발언을 반박에 대해 곧장 “잘못 말했다(misspoke)”고 실수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난 완벽하지 않고, 때때로 멍청이(knucklehead)였다”는 ‘이실직고’ 전략으로 밴스의 추가 공격을 사전에 차단했다.

밴스도 자신이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가 지지 입장으로 돌아선 것에 대해 “내가 틀렸다(I was wrong)”고 했다. 그는 2016년 대선에 출마했던 트럼프를 향해 “미국의 히틀러”라고 했다가, 2020년부터 충성파로 전향했다. 밴스는 당시 트럼프를 비판한 발언을 한 이유를 묻는 질문엔 “월즈가 중국 발언을 실수한 이유와 같다”고 했다.

소모적 논쟁이 줄어들면서 이날 토론회를 지켜본 유권자들의 88%는 이날 토론이 긍정적이었다고 답했다. 당초 진보와 보수 가운데서도 양극단에 위치했다는 평가를 받는 두 사람의 토론이 극단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는 당초 예상과 달리 시청자들은 월즈와 밴스에 대해 각각 74%와 65%가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JD가 압승”…해리스는 ‘관전평’ 없어

토론 직후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잘했어 JD”라며 “JD가 압승했다. 월즈는 카멀라처럼 매우 낮은 지능의 재앙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캠프 역시 “밴스의 압도적 승리이자 역대 부통령 후보 중 최고의 토론이었다”며 “트럼프가 왜 그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는지 증명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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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미국 상원의원이자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와 그의 아내 우샤 밴스가 CBS 뉴스 주최 부통령 후보 토론회가 끝난 뒤 미네소타 주지사이자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츠와 그의 아내 그웬 월츠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반면 해리스는 별도의 평가 없이 “팀 월즈와 나는 국민의 힘으로 대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가 당선되면 모든 미국인을 대신해 정부를 운영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대신 해리스 캠프가 “모든 이슈에서 월즈의 승리”라고 주장했다.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내 친구 팀 월즈가 좋은 부통령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진보를 위해 싸우는 그와 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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