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감귤 5개 중 1개는 못 버틴다…"하늘 너무해" 제주농가 비명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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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무더위...제주 감귤이 아파요
초가을까지 역대급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제주감귤 낙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노지(야외) 감귤 나무에 열린 열매 5개 중 1개가 떨어졌다고 한다.
3일 제주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한 낙과 피해는 한달 동안 19.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귤 5개 가운데 1개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2.4배나 높다. 지난해 감귤 피해는 9월 말 기준 8.2%였다. 지역별로는 제주도 서부 지역 피해가 28.6%로 가장 컸다. 이어 동부지역 22.7%, 서귀포 지역 20.4%, 제주시 지역 13% 피해 순이었다. 제주에서는 2022년 기준 3만912 농가가 1만9871㏊에서 감귤을 재배하고 있다.
9월 말까지 이어진 역대 최장 폭염
올해 감귤 피해의 주요 원인은 역대급 무더위다. 섭씨 30도 이상 폭염이 9월 중하순까지 지속하면서 감귤이 갈라지는 열과(裂果)현상이 나타났고, 이게 낙과로 이어졌다. 3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도 내 지점별 월평균 기온(섭씨)은 제주(북부) 27.6도, 서귀포(남부) 27.9도, 성산(동부) 27.3도, 고산(서부) 26.8도로 지점마다 관측 이래 1위를 기록했다.
9월 평균 최고기온도 제주 30.8도, 서귀포 31.2도, 성산 30.3도, 고산 30.3도로 각각 역대 1위는 물론 처음으로 30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평균기온은 27.4도, 평균 최고기온은 30.7도, 평균 최저기온은 24.7도로 역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농민 “올해는 하늘(자연)이 해도 너무했다”
게다가 지난 8월 가뭄과 9월 국지성 호우가 겹쳐 피해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8월 제주 강수일수는 6일에 불과했다. 지난 30년 동안 8월 평균 강수일수 13.2일의 절반도 안됐다. 8월 전체 강수량도 47㎜에 불과해 1942년 8월 13.2㎜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적었다. 9월에는 제주지역에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수분을 흡수한 감귤 열매가 비대해지며 떨어졌다.
제주시 조천읍에서 감귤 농사를 짓는 설모(68)씨는 “농사가 고되지만 매년 잘 커가는 열매를 보며 힘을 냈는데 올해는 하늘(자연)이 해도 너무했다”며 “3월부터 자식같이 키워온 열매가 무더위와 폭우에 갈라지고 떨어진 것을 보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했다.
“가을 기상 좋아 당도·산도엔 큰 변화 없어 다행”
제주도가 예측한 올해 감귤 전체 생산량은 40만8300t이다. 하지만 열과·낙과 피해가 이어지자 농업기술원도 전체 생산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창윤 제주도 농업기술원 서귀포농업기술센터장은 “이번 낙과 피해로 감귤 생산량도 줄 것 같다"라며 “가을 기상 상황이 호전되며 감귤의 당도·산도 등에는 큰 변화가 없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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