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산 339개·세브란스 290개…‘빅5’ 사상 첫 병상감축 대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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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2일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에 돌입했다. 사진은 징검다리 연휴인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 한 환자와 가족들이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수가 50% 인상’이라는 당근책을 내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 참여 신청이 지난 2일 시작했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전국 47개 상급병원 대다수가 참여할 전망이다. 이번 사업에는 연 3조3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들어간다. 특히 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대·세브란스·서울성모 등 이른바 ‘빅5’ 병원이 모두 시범사업에 참여한다.

‘빅5’ 병원은 1~2주 안에 시범사업 참여를 신청할 전망인데, 요건이 맞으면 즉시 시범사업 수가를 적용받는다. 핵심 요건은 일반 병상 5~15% 감축이다. 이에 따라 ▶서울아산병원 339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290개 이상 ▶서울대병원 180개 ▶서울성모병원 140여개 등을 줄일 방침이다. 중증중심병원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삼성서울병원은 올해 말에 시범사업에 합류한다.

사상 초유의 병상 감축은 성장 위주 의료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다. 병상 수가 세계 최고 암병원인 미국 MD앤더슨 암센터가 700개, 일본 도쿄대 의학부 부속병원이 1218개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병상 수가 2700개로, 하루에 많게는 외래환자 1만5000명을 진료한다. 도쿄대 의학부 부속병원이 하루 3500명 정도를 본다. 그간 상급병원은 외래 환자, 특히 신규 환자를 많이 진료했다. 이런저런 검사를 하고, 입원시켜 수술하고, 빨리 퇴원시키는 방식을 썼는데, 병상이 줄면 이런 방식의 운영이 어렵게 된다.

정부는 이번에 중환자실·일반입원병실·마취료(수술 관련) 수가를 50% 올린다. 중증 수술(시술 포함) 910개의 수가도 50% 올린다. 내년 수가 조정(상대가치 점수 개편) 때 더 올린다. 시범사업 참여 상급병원은 중증 환자 비율을 올려야 한다. 52.8%(2022년 기준)인 전체 평균을 70%로 끌어올려야 한다. 정부는 참여 병원을 그룹별로 나눠 목표치를 제시하고, 그걸 달성하면 ‘통과’로 인정한다.

이번 구조전환 사업에는 전문의뢰제라는 장치가 들어간다. 상급병원이 자기 권역 2차 병원(중소병원·종합병원)과 짝을 지어 협력병원 리스트를 제출한다. 2차 병원이 환자를 먼저 진료하고, 해결하지 못하면 짝을 이룬 상급병원에 보내는 방식이다.

또 2차 병원이 환자를 상급병원에 의뢰하면 대기 시간을 크게 줄여준다(패스트 트랙). 전국을 11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을 벗어나 의뢰할 경우 전문의뢰로 인정하지 않는다. 지금처럼 동네의원 의뢰서를 받아 상급병원에 갈 수 있지만, 진료 대기 시간이 훨씬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건의료분야 전문가는 “시범사업에 환자 얘기가 없다. 상종병원을 선호하는 환자와 병원의 편법이 생길 우려가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시범사업 결과를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빅5’의 한 병원장은 “현재 중환자실 병상 1개에서 연간 1억5000만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수가를 50% 올려도 적자를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충청권의 한 상급병원 A기획실장은 “중증 수술 수가 910개를 올린다는데, 서울 큰 병원은 그런 수술을 많이 해 혜택을 보겠지만, 지방 병원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24일 시행된 제89회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에 347명이 최종 응시했다. 제88회 의사 국시 실기 응시자 3212명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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