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0분 걸어서 초등학교 가라니"…인천 루원시티 갈등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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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서구에 조성되고 있는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 관련 조감도. 사진 인천도시공사 제공

인천 서구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 초등학교 신설을 둘러싼 인천시·교육청과 주민 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개발 계획 수립 초 지역 내 학령인구를 고려해 초등학교를 신설할 계획이었지만, 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학교 설립부지 용도를 변경해 민간에 매각하면서 불거진 갈등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주민들이 요구하는 초·중 통합학교 설립 등을 향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접점을 만들 수 있을지 미지수다.

4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서구청은 루원시티 상업 3블록 오피스텔 건축을 지난달 13일 허가했다. 이에 따라 상업 3블록 약 2만 5322㎡ 땅엔 지하 6층, 지상 49층의 오피스텔 건물이 세워질 예정이다. 완공되면 약 1162세대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개발사업 계획 당시 이 부지엔 초등학교가 신설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인천시와 LH는 땅 용도를 변경한 뒤 민간 시공사에 매각했다. 이후 시와 시교육청, 주민 등은 상업 3블록 땅 일부에 학교를 세울 수 있도록 개발 계획을 변경하는 행정 절차를 진행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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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원시티 인근 초등학교 배치 현황. 상업 3블록에 들어설 오피스텔 입주민은 약 1km 떨어진 가석초등학교에 배치될 예정이다. 사진 네이버 지도 캡쳐

주민들은 루원시티 인근에 있는 가원초(재학생 1631명)·가현초(2045명)·봉수초(1136명) 세 곳 모두 과밀 학급이거나 앞으로 정원이 초과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루원시티 인근 아파트에 사는 박모(39)씨는 “개발이 진행되며 젊은 부부가 새로 유입되는데 자녀를 보낼 초등학교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어른들의 이해관계에 아이들의 학습권이 과도하게 침해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교육청이 상업 3블록에 들어설 오피스텔에 입주하는 학생들을 약 1㎞ 떨어진 가석초에 배정하기로 최근 결정하면서 주민들의 반발도 커졌다. 상업 3블록과 비교적 가까운 가현·봉수초엔 이미 학생이 많아 내린 결정이다. 김종환(39·가명)씨는 “초등학생들이 고속도로와 언덕을 넘어 약 30분 동안 등교해야 하는 상황을 시와 시교육청이 외면하고 있다”며 “중학교는 더 부족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상업 3블록 인근 주상복합 아파트에 거주하는 A(35)씨는 “주민들이 민원을 넣은 다음에야 초등학교 배정 관련 논의가 시작됐는데 학령인구를 관리하는 구청과 교육청이 어떤 기준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상업 3블록) 사업 시행자가 통학 여건과 관련해 통합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조건으로 이 지역 초등생들은 가석초에 배치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며 “초·중 통합학교 설립과 관련해선 인근 미개발 구역인 중심 1~4블록의 사업 계획이 확정되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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