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펜실베니아주 버틀러 유세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싸우자(fight)."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7월 선거 유세 중 총격을 당한 펜실베이니아주(州) 버틀러를 다시 찾았다. 그는 5일(현지시간) 버틀러에 마련된 야외 무대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해 상징과 같은 구호를 수 차례 외쳤다. 트럼프 는 "정확히 12주 전 저녁에 바로 이곳에서 한 암살자가 나를 침묵시키려 했다"면서 "우리는 모두 미국을 위해 총에 맞았다"고 말했다.

지난 7월 13일 트럼프는 같은 장소에서 연설하던 중 20세 남성 토머스 크룩스에 총격을 당했지만, 총알이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하며 목숨을 건졌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 도중 "싸우자"는 구호를 여러 차례 외쳐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는 "이 신성한 장소"라며 버틀러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피격 직후 경호원 호위를 받아 현장을 빠져나가면서 주먹을 들고 "싸우자"라고 외쳤다.

오후 6시 11분에는 총격 사망자에 대한 추모식도 진행됐다. 당시 유세장에 있던 전직 의용 소방대장 출신 시민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트럼프는 자신이 총격을 당한 유세장에 12주만에 돌아와 "싸우자"라는 구호를 여러 차례 외쳤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는 "지난 8년 간 우리의 미래를 막으려는 사람들이 나를 중상모략하고, 탄핵하고, 기소하고, 심지어 죽이려 했다"며 "싸우자"는 구호를 재차 외쳤다. 피격 사건에서 형성된 '강한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부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피격 당시 부실 경호이 일었던 만큼 미국 고위급 인사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는 저격수가 시야를 확보할 수 없게 유세장 주변에 대형 농장용 차량을 대놓고 경호 인력을 크게 늘렸다. 대통령과 부통령 행사에만 사용되는 방탄유리도 동원됐다.

펜실베이니아는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 19명이 배정된 곳으로, 이번 대선의 핵심 승부처다. 뉴욕타임스(NYT)는 "역대 대통령 중 총격을 당한 사례가 있었지만 그 현장을 12주 만에 다시 찾아 대규모 선거 유세를 하는 사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고 보도했다.

이날 유세에는 트럼프 캠프에 거액을 후원하고 공개지지를 선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참석해 연단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