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가을 여왕’ 김수지, 또 10월의 승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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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여왕’ 김수지가 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3년 만에 또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뒤 활짝 웃는 김수지. [사진 KLPGA]

밀림을 방불케 하는 ‘러프 지옥’에서 살아남은 최후의 승자는 ‘가을의 여왕’ 김수지(28)였다.

김수지가 6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장(파72·676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마지막 날 버디 3개와 보기 5개로 2타를 잃었지만, 4라운드 합계 2언더파 286타로 정상을 밟았다. 108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언더파를 기록한 건 김수지가 유일했다. 김수지는 이제까지 통산 6승 가운데 3승을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장식했다. 우승 상금은 2억7000만원.

2015년 프로에 전향한 뒤 2017년부터 1부 투어에서 뛴 김수지는 2021년 2승을 거두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그해 9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마수걸이 우승을 차지했고, 10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제패해 ‘메이저 퀸’의 영예도 안았다. 이어 이듬해에도 2승을 챙기면서 생애 처음으로 KLPGA 대상을 받았고, 지난해엔 한화 클래식에서 다시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김수지는 이전 대회까지 통산 5승 중 4승을 9~10월에만 거두면서 ‘가을의 여왕’이란 수식어를 얻었다. 올 시즌에는 우승이 없었지만, 이날 또다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가을에 강한 진면목을 보여줬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앞두고 주최 측은 러프 길이를 20㎝까지 길렀다. 짧은 러프의 길이도 10㎝를 넘었다. 한 번 빠지면 쉽게 헤어 나올 수 없는 러프는 끝까지 선수들을 괴롭혔다. 공이 러프에 빠지면 선수들은 클럽을 짧게 잡고 탈출을 목표로 삼았다. 러프를 피하기 위해 드라이버 대신 우드를 잡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렇게 되면 그린까지의 거리가 길어져 타수에서 손해를 봤다.

대회 2라운드 기준 컷 통과 스코어는 11오버파. 직전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의 2오버파보다 9타나 많았다. 코스가 워낙 까다로워서 3라운드까지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4언더파의 김수지와 1언더파의 윤이나(21) 등 두 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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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김수지는 이렇게 어려운 코스에서도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는 기염을 토했다. 마지막 날에는 장타자 윤이나·황유민(21)과 챔피언 조에서 동반 라운드하면서도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4라운드 후반 들어선 앞 조에서 플레이하던 박민지(26)가 무섭게 선두 그룹을 추격했다. 전반 버디 2개를 잡아낸 박민지는 파4의 12~14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면서 김수지·윤이나와 함께 합계 1언더파 공동선두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김수지는 14번 홀에서 10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다시 달아났다. 이어 16번 홀에서도 9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합계 3언더파 단독 선두가 됐다.

그러는 사이 앞 조의 박민지는 파4 17번 홀에서 1타를 잃으면서 선두와의 격차가 3타로 벌어졌다. 윤이나도 이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면서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준우승은 이븐파를 기록한 황유민이 차지했다.

김수지는 “올해 처음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 유독 가을철에 우승이 많이 나오는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어떤 대회든 집중하려고 노력하는데 유독 가을에 좋은 성적이 나온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도 여주 페럼 골프장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선 이수민(31)이 마지막 날 4타를 줄인 끝에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우승했다. 2020년 7월 KPGA 오픈 이후 4년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통산 5승째를 거둔 이수민은 우승 상금 2억50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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