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6·25 전쟁 영웅 ‘제주 말’ 레클리스 보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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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제주마축제장에서 관광객들이 말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주도]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을 맞아 ‘말의 고장’ 제주에서 말 문화를 소재로 한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 지역 말 사육두수는 1만4777마리로, 전국(2만7289마리)의 54%에 달한다. 제주도는 2014년 말산업특구로 지정됐다.

제주도는 7일 “말을 주제로 한 축제 중 가장 역사가 긴 제주마축제가 오는 26~27일 렛츠런파크 제주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올해 19회째를 맞은 제주마축제는 ‘6·25전쟁 영웅’인 ‘레클리스(Reckless)’를  조명한다. 주최측인 한국마사회 제주본부는 제주경마공원에 세운 레클리스 동상 제막식을 연다.

레클리스는 1949년 7월 제주에서 태어난 암말이다. 어미가 제주마인 레클리스는 한국전이 발발하기 전에는 ‘아침해’라는 이름으로 서울경마장을 달렸다. 이후 전쟁이 터지자 미군 해병대에 팔려 탄약과 포 등을 나르는 임무를 맡았다.

1952년 미 해병대에 입대해 1953년 3월 연천지역 중공군과 대규모 전투(네바다전투)에서 5일 동안 물자를 옮기며 큰 공적을 세웠다. 이때 ‘무모하다’는 의미의 레클리스라는 이름을 얻었다. 1954년 미국으로 가 훈장 5개를 받은 후 1959년 하사로 진급해 미군 최초의 말 부사관이 됐다. 이번 제주마축제 때는 드론 라이트쇼와 슈퍼콘서트 등이 열린다.

제주시내에서 열리는 말축제도 있다. 올해로 제9회를 맞은 고마로 마문화 축제다. 오는 18~20일 제주시 고마로 일원에서 치러진다. 이 지역은 조선시대 수천 마리 말을 방목했던 고마장(古馬場)이 있던 곳이다. 18일 개막식이 열리고, 19일에는 말요리 토크쇼, 20일은 말고기 경매 등이 진행된다. 앞서 지난 5일엔 제주의귀말축제가 열렸다. 축제가 열린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는 임진왜란 당시 말을 기증해 국난극복에 기여한 헌마공신(獻馬功臣) 김만일의 고향이다. 그는 왜란 중이던 1594년 4월 제주에서 키운 말 500여필을 나라에 바쳤다. 또 왜란 외에 정묘호란·병자호란 등에도 말 1300여필을 조달해 헌마공신 칭호를 받았다.

국제 승마대회도 제주에서 열린다. 아시아 20개국 청소년 승마선수가 참가하는 제주 아시아승마선수권대회가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제주대 말산업전문인력양성센터에서 열린다. 강재섭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지역 말 관련 역사·문화의 보존관리와 제주산 말의 우수성을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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