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연트럴파크' 용도 바뀐다…서울시, 내년 공원 구역 재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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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백련산근린공원. [사진 서울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정원여중. 백련산근린공원 남쪽 산기슭에 자리한 이 학교 운동장 등은 도시자연공원구역이다. 1966년 백련산 일대가 근린공원으로 지정된 상태에서 1969년 학교가 들어섰다. 원래 학교는 공원 부지에 지을 수가 없는데, 과거 학교가 부족해지자 공원 부지에도 지을 때도 있었다.

문제는 향후 학교에서 시설·건물 개선을 위한 리모델링을 할 때다. 공사를 하려면 실시계획인가고시를 받아야 하는데, 공원 부지에선 공사가 불가능하다.

등산로 추가·건축물 있는 대지 등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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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2020년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지정 효력이 사라질 계획이었던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부지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다. [사진 서울시]

정원여중처럼 공원 구역으로 묶여 개발이 불가능하거나 도시 여건 변화에 맞춰 용도가 달라진 공원을 재정비한다. 서울시는 7일 “도시자연공원구역 조정안을 마련해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용도구역) 변경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도시자연공원구역은 도시 환경·경관을 보호하고 시민에게 여가·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을 제한하는 지역이다. 서울시는 2020년 전체 행정구역 면적(605.2㎢)의 약 11%인 68.2㎢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했다.

도시자연공원으로 묶이면 건물 신축이나 용도변경이 불가하고 토지 분할·형질변경도 할 수 없다. 취락지구 중 공원 기능을 저해하지 않는 것으로 행위허가를 받은 건축물·공작물도 건폐율(20%)·용적률(100%)·높이(12m)·층수(3층)를 엄격하게 제한한다.

때문에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묶인 일부 토지주는 민원·소송 등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지금까지 서울시에서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과 관련해 토지주가 제기한 민원은 행정소송 67건, 행정심판 30건 등이다.

서울시는 “그간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에 따른 민원·소송이나 달라진 도시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이번 도시관리계획 조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18일까지 열람…2025년 상반기 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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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주의보가 발효된 지난 1월 서울 서대문구 백련산을 찾은 시민들이 설산을 오르고 있다. [뉴스1]

일단 등산로 등 시민 휴식 공간으로 이용되는 지역은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추가 지정한다. 추가 지정 구역은 국·공유지 등산로 약 0.03㎢다.

반대로 적법한 건축물이 있는 대지나 학교·도로·자동차정류장·교통광장 등 도시계획시설 부지 0.3㎢는 도시자연공원구역 경계선이 관통할 경우 해제한다.

조임남 서울시 공간시설계획팀장은 “건물을 관통해서 지정한 공원은 재건축 등 사유재산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며 “사유재산보장 차원에서 경계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무허가 건물이 아니어야 하며, 불법행위 등으로 자연을 훼손한 지역은 해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런 곳은 원칙적으로 자연을 복원해야 한다.

농경지 역시 보전 가치가 있는 완충지역임을 고려해 해제 대상에서 빠졌다. 이밖에 기존 도시자연공원구역 중에서 주거·공업지역 등으로 지정한 곳은 ‘자연녹지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한다. 국·공유지 약 4.7㎢가 자연녹지지역 우선 변경 대상이다. 일명 ‘연트럴파크’로 알려진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이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오는 18일까지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2025년 상반기 이번 방침을 최종 고시할 예정이다.

조남준 도시공간본부장은 “내사산·외사산으로 둘러싸인 서울의 자연 환경·경관을 보호하고, 시민에게 여가·휴식공간을 제공하면서도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 제약에 따른 불편을 고려해 도시자연공원구역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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