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흑백요리사' 열풍에 요식업계 훈풍 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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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캡처.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흑백요리사의 여파로 위축됐던 요식업계에 이례적인 훈풍이 불고 있다. 단지 프로그램에 출연한 레스토랑만이 아니다. 업계에선 방송에 나오지 않은 다른 파인다이닝과 오마카세 식당, 지역 노포와 전통시장까지 주요 상권에도 손님이 늘며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요식업계에서는 출연자들 관련 식당 외에도 외식업계 전반으로 낙수효과가 퍼지기를 바라고 있다. 우선 최근 경기불황과 고물가 등의 여파로 이른바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가 낮은 메뉴만 고집했던 소비자들이 고급 식당에 관심을 갖고 마음을 열게 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빅데이터 기반 키워드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 따르면 지난달 파인다이닝(고급식당)의 네이버 검색량은 16만5200건으로, 흑백요리사 방영 전인 8월(1만9700건) 대비 738.5% 증가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처럼 방송에 나온 가게는 화제가 되고, 자연스레 주변 다른 가게들까지 살아나는 이른바 '낙수 효과' 기대도 있다. 지난 주말 경동시장에 다녀왔다는 직장인 최모(32)씨는 “화제가 됐던 유명 국수집은 대기가 길어 들어가지 못했지만 인근 국밥집에서 점심을 먹고 시장 투어까지 마쳤다”며 “오랜만에 재밌는 나들이였다”라고 했다.

다만 “반짝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요식업계 불황이 이어진 근본 원인인 ▶고물가 ▶고금리 ▶인건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손무호 한국외식업중앙회 상생협력총괄단장은 “물가에 인건비, 임대료까지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너무 크다. 지금 당장은 관심 끌고 있지만, 요식업계 훈풍이라 보기엔 희망적이지 않다”라며 “단막극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공개한 올해 3분기 외식경기전망지수는 83.12로 전 분기(87.34) 대비 악화됐다. 수치가 100을 넘으면 경기 호전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외식산업을 견인하는 2030의 달라진 소비 행태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그간 과감한 지출을 마다하지 않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가 대세였다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된 지금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요노(You Only Need One·YONO)’족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식업 훈풍이 오래 가려면 해당 가게 외에 주변 상권도 경쟁력이 있어야 하고, 소비자들도 지출 여력이 있어야 한다”며 “이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단기간 이슈 몰이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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