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강 책 단숨에 베스트셀러 1~10위…도쿄 서점에도 깔렸다 [한강 노벨문학상]

본문

17285699419576.jpg

10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시민이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책들을 사진에 담고 있다. 뉴스1

10일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시민들의 뜨거운 축하와 환호가 쏟아졌다. 한강의 책 주문이 폭주하면서 교보문고·YES24 등 대형 서점 온라인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되는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소설 『소년이 온다』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밝힌 심모(35)씨는 “광주의 그 날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전 세계 모든 이가 한강의 책을 읽고 감동을 느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지난 2015년 한강의 북토크에서 받은 기념품과 사인이 담긴 책을 찍은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프로필 사진으로 올리며 기념했다. 회식 도중에 수상 소식을 듣고 인근 교보문고를 찾은 윤모(37)씨는 “평소 문학 팬으로서 즐겁고 축하할 일”이라며 “장모님에게 선물하려고 『채식주의자』를 사서 돌아왔다”고 말했다.

임모(25)씨는 “대학 때 국문과를 졸업해 한국 문학에 관심 많았는데, 특히 한강을 좋아했다”며 “처음 읽었을 땐 난해하지만, 그 속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를 곱씹을수록 무게감과 의미가 깊이있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은 팬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일본 도쿄에 사는 한 네티즌은 X에 한 서점 매대 사진을 올리며 “올해 수상할 것으로 예상됐던 작가들의 책이 치워지고 급히 한강의 작품으로 채워지고 있다”며 “내가 태어나서 도쿄에서 이런 광경을 목격하게 될 줄이야”라며 감격했다.

17285699421142.jpg

10일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도쿄의 한 서점 매대에 한강의 일본어판 책들이 진열된 모습. 사진 X 캡처

페이스북 등 SNS에서도 한강의 수상 축하 글이 이어졌다. 염무웅 문학평론가는 “슬며시 다가온 국민적 경사”라며 “모든 게 나락으로 굴러떨어지는 듯한 이 때 모처럼 마음 놓고 축하할 일”이라며 기뻐했다.

김명기 시인은 “그렇지! 노벨문학상은 이렇게 받는 거지”라며 “자기 생을 소설에 몰두하며 오직 작품으로 밀고 나가는 일, 어떤 너스레도 떨지 않고 오직 작품으로만 보여주는 일. 상은 궁색한 결핍으로 받는 게 아니라 한 작가가 보여준 혼신의 충만으로 받아야 마땅한 일. 조용히 그러나 마침내 거대해지는 일”이라고 상찬했다.

한강의 수상 소식에 책 주문이 폭주하면서 교보문고·예스24 등 대형 온라인 서점의 사이트 접속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혼란도 생겼다. 출판업계에 따르면, 교보문고는 이날 밤 8시 한강의 수상 소식 직후 사이트에 접속이 잘 되지 않고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는다는 불만을 접수했다. 예스24에도 사이트를 열 때 조금 지연된다는 불만을 들었다고 했다.

사이트 마비 속에 한강 서적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교보문고 실시간 베스트셀러를 보면 『채식주의자』가 1위, 『소년이 온다』가 2위, 『작별하지 않는다』가 3위, 『희랍어 시간』이 4위,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가 5위, 『흰』이 6위, 『채식주의자(개정판)』 7위, 『더 에센셜』 8위, 『소년이 온다(특별판)』 9위를 기록하고 있다. 예스24도 1위부터 10위까지 한강 작품으로 채워졌다.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품절 사태가 빚어졌다. 김모(26)씨는 “퇴근 후 서점을 바로 들렀지만, 남아있는 한강의 책은 2권뿐이었다”며 “온라인 바로결제 서비스로 10분 후에 픽업 갔는데 이미 다른 사람이 채가고 없었다”고 했다.

한강은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부커상, 2017년『소년이 온다』가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23년엔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올해 5월 호암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17285699422648.jpg

김경진 기자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5,366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