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쌍두전차’ 현대로템 질주…내친김에 ‘전기차’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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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운오리’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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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수주와 세계 방산 시장 침체로 고전하던 현대로템이 살아나고 있다. 저가 수주를 줄이고 방산 부문에 집중하면서 올해는 지난해 영업이익(2053억원)의 2배 가까운 호실적이 예상된다.

현대로템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차그룹 회장에 오른 이듬해인 2001년 인수한 회사다.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이 철도 사업에 진출하고 싶어했던 염원을 담아 인수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해외 수주에서 철도사업 저가 수주 등의 여파가 지속하자 2018년부터 3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1962억원, 27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 때는 매각설까지 돌았다.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다.

그랬던 현대로템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철도 부문(레일솔루션) 저가 수주를 축소하고 K2 전차를 앞세워 세계 방산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밖에 무인이송장비(AGV) 같은 신규 사업도 본격 궤도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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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현대로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18조9915억원이다. 사업 부문별로는 레일솔루션(철도) 13조3196억원, 디펜스솔루션(방산) 5조133억원, 에코플랜트 6586억원 등이다. 가장 눈에 띄게 좋아진 건 철도 부문이다. 2022년 말 7조4618억원에 불과했던 철도 부문 수주잔고는 올해 상반기 말 13조3196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해외 사업 수주가 가장 큰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8688억원 규모 ‘LA 메트로 전동차 공급 사업’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데 이어 이집트(3411억원), 우즈베키스탄(2753억원), 미국 매사추세츠주 교통공사(MBTA, 2400억원) 등의 대규모 사업을 따냈다. 현대로템은 모로코가 추진하는 고속철 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모로코 고속철 사업은 총 2조원 이상 규모로 열차 168량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이번 달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철도 부문에 이어 방산에서도 K2 전차를 앞세운 수출 실적이 쌓여가고 있다. 1984년 한국형 K1 전차를 개발하며 전차 사업을 시작한 현대로템은 지난 2022년 38년 만에 수출에 성공했다.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1000대 납품에 대한 기본 계약을 맺었고 내년까지 1차 실행 계약 건 180대를 인도한다.

루마니아 방산 시장 공략에도 나서도 있다. 루마니아 전차 도입 사업은 올해 연말 250~300대 규모(6조 3000억~7조 5000억 원)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도입된 미국 에이브럼스 전차(M1A2) 54대를 제외한 250여대를 두고 현대로템 K2 전차와 독일의 레오파드2가 경쟁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주력인 철도와 방산 외에 다양한 신규 먹거리 사업 찾기에도 나서는 중이다. 친환경 분야에서는 수소충전소, 항만 무인이송장비(AGV)로 대표되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 최근엔 전기차 배터리 생산 설비 제작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여수광양항만공사가 발주한 광양항 자동화 부두 AGV 제작·납품 사업을 수주했다. 수주 금액은 약 828억원이다. AGV는 항만 물류 자동화의 핵심 설비다. 현대로템은 오는 2029년까지 총 44대의 AGV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부산 신항 7부두 AGV 및 관련 인프라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현대로템은 친환경 에너지로 꼽히는 수소와 관련한 사업도 꾸준히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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