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액셀 안밟았다"…시청역 참사 운전자, 첫 재판서도 급발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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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역주행 참사' 가해 차량 운전자 차모씨가 지난 7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청역 인근에서 차량을 역주행해 9명의 사망자를 낸 운전자 차모(68)씨가 첫 재판에서 차량 급발진 주장을 유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차씨의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과실치사상) 혐의 1차 공판기일에서 차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검찰 측은 “진입이 금지된 도로로 역주행하고, 가속페달(액셀)을 반복적으로 밟으면서 시속 약 62.3~105.3㎞에 이르기까지 운전했다”며 “미리 경적을 울려 보행자들에게 경고하는 등의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역주행하던 중 인도에 침범했다”고 공소사실 요지를 설명했다.

차씨 측은 “사건 당시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음에도 다른 원인으로 차가 가속했고, 제동페달(브레이크)을 밟았음에도 제동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공소사실과 같이 사전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 측이 제출한 증거 일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제출한 브레이크 작동 방식 설명에 대해 “일부 판단 부분에 동의할 수 없다”며 추가 사실조회 절차를 거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국과수 직원, 차량 제조사인 현대자동차 직원 등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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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5일 서울 중구 '시청역 교차로 역주행' 사고현장에 국화꽃 등 추모 물품들이 놓여져 있다. 뉴스1

지난 8월 구속기소된 차씨는 이날 연갈색 수형복을 입고 무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왔다. 판사가 인적사항을 확인하며 직업을 묻자 또렷한 목소리로 “버스 기사였다”고 답했다. 차씨는 진술거부권 등을 고지하는 판사 질문에 크고 또렷한 목소리로 답했고 줄곧 똑바른 자세로 서서 재판을 들었다. 이날 방청석에는 유족 측 변호사들도 자리했다.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는 대목에서 방청석에서는 옅은 한숨이 들리기도 했다.

차씨는 지난 7월 1일 오후 9시 30분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제네시스 G80차량을 몰고 역주행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인도로 돌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했고 5명이 다쳤다.

차씨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일관되게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사고”를 주장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는 가해 차량의 EDR(자동차용 영상 사고기록장치·Event Data Recorder) 등을 정밀 감식·감정한 결과 운전자 과실로 판단했다. 사고 당시 차씨가 가속 페달(액셀)을 90% 이상 세게 밟은 정황이 포착됐고, 브레이크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11월 13일 다음 재판을 열고 국과수 직원, 차량 제조사 직원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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