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부가 날씨 조종" 이런 음모론도…美대선 덮친 허리케인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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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사우스데이토나 도로가 허리케인 '밀턴' 영향으로 침수됐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州)를 관통했던 대형 허리케인 ‘밀턴’의 피해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피해 규모에 따라 이번 재난이 3주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 결과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따르면 밀턴은 지난 9일 오후 8시 30분쯤 플로리다 서부 새로소타카운티의 시에스타 키 해안에 상륙해 플로리다주를 관통했다. 이로 인해 최소 1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플로리다 주지사실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280만여 가구가 정전됐고, 1만3000여명이 대피한 상태다. 또 주민 1800명과 동물 225마리가 응급 구조대에 구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내 공립학군 54곳 중 53곳은 13일까지 휴교 조치됐다. 주내 주유소 10곳 중 3곳이 이번 허리케인 피해로 정상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1000년에 한 번 있을 만한 최대 강우량(약 457㎜)을 기록한 세인트피터즈버그 지역에선 연료 공급 중단으로 영업할 수 없는 주유소가 78%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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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세인트 루시의 일부 시설이 허리케인 '밀턴'으로 인해 파손됐다. AFP=연합뉴스

상륙 당시 대형 허리케인 규모(3등급)였던 밀턴은 90여분 만에 2등급으로 세력이 약해졌지만, 시속 195㎞에 달하는 강풍과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남겼다. 불과 3주전 230여명을 숨지게 한 대형 허리케인 ‘헐린’의 피해가 채 복구되기 전이라 타격은 더 컸다. 아울러 플로리다 중부 일부 지역엔 세인트존스강 상류에서 범람한 물이 계속 유입되고 있어 추가 침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피해 복구에만 최소 1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와 연방정부는 피해 복구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피해 지역에서 인명구조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밀턴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500억 달러(약 6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며 빠른 피해 복구를 강조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대규모 재난 선언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언으로 허리케인 피해를 본 주민들은 임시 주택, 저리 대출 등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허리케인, 美대선에도 변수?…가짜뉴스 논쟁

이번 재난이 미 대선의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피해가 심각한 지역을 중심으로 투표율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라며 "(피해 복구 등에 따른) 투표소 혼란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3주 전 상륙했던 헐린에 이어 밀턴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은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공화당 강세 지역인 플로리다 등이다. 이런 피해 지역에 대한 복구 대책 등을 놓고 유권자들의 표심이 갈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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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5일 대선에서 맞붙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실제 바이든 행정부의 재난 대책을 두고 가짜뉴스 논쟁이 불붙은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유세에서 “정부가 허리케인 피해를 본 주민에게 고작 750달러(약 101만원)의 지원금만 제공할 것”이라며 “연방재난관리청(FEMA) 예산을 불법 이민자를 위해 사용한 탓에 민주당 정부가 허리케인 피해자를 지원할 돈이 없다”고 주장했다. 친트럼프 인사인 공화당의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은 “정부가 날씨를 조종한다”는 음모론까지 퍼뜨렸다.

이에 민주당 진영은 “근거 없는 가짜뉴스”라며 트럼프를 맹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트럼프는 허위 정보를 전하는) 심각한 떠버리(the biggest mouth)”라며 “이재민을 돕고 정신 좀 차려라(Get a life, man)”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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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공동 유세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껴안는 조 바이든 대통령. UPI=연합뉴스

트럼프는 대선 상대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직접 공격했다. 트럼프는 12일 헐린의 피해 지역인 노스캐롤라이나 유세 이후 자원봉사자들과 일정을 함께한 해리스를 향해 “여러 주에서 이재민과 익사자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이런 곳을 돌아다니면서 (선거자금) 모금용 코미디나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해리스는 이후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를 직접 거론하진 않으면서도 “리더십은 존엄성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 (이 재난을 두고) 정치할 때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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