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것이 ‘팀 홈런 1위’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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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가 홈런 3방을 앞세워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했다. 우중간 담장까지의 거리가 유독 짧은 홈 구장 라이온즈파크의 이점을 십분 활용했다. 삼성 간판타자 구자욱, 김영웅, 디아즈(왼쪽부터)가 차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뜨렸다. 삼성이 포스트시즌에서 승리를 거둔 건 무려 3275일 만이다. [뉴시스, 연합뉴스, 뉴스1]

역시 안방에선 사자가 강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장타력을 앞세워 플레이오프 첫판을 따냈다.

삼성은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에서 10-4로 이겼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확률은 75.8%(33회 중 25회)다.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을 기록한 구자욱이 데일리 MVP에 뽑혔다.

2016년 개장한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홈에서 담장까지의 거리가 중앙 122.5m, 좌우 99.5m다. 서울 잠실구장(중앙 125m, 좌우 100m) 다음으로 크다. 하지만 외야 담장이 부채꼴 모양이 아닌 팔각형이라 좌우중간이 다른 구장에 비해 거리가 짧다. 홈런이 나오기 쉬운 구조다.

실제로 삼성은 정규시즌에 가장 많은 홈런(164개)을 기록했다. 구자욱(33개), 김영웅(28개), 이성규(22개), 박병호(20개), 강민호(19개), 이재현(18개) 등 무려 6명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8월 중순 대체 선수로 합류한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도 29경기에서 7개의 아치를 그렸다.

팀 전체 홈런 중 72.5%(71경기 119개)를 대구에서 기록했다. 그래서 장타자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정규시즌 LG와의 상대 전적은 8승 1무 7패 호각세였지만, 대구에선 5승 2패로 우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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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삼성의 ‘빅 볼(홈런 등 장타력을 활용한 야구 스타일)’이 빛을 발했다. 삼성은 1회 말 1사 1·3루에서 4번 타자 디아즈의 희생 플라이로 선제점을 뽑아냈다. 3회 무사 1·3루에선 구자욱이 LG 선발 최원태의 컷패스트볼을 받아쳐 3점 홈런을 터뜨렸다.

LG도 4회 초 오지환의 솔로 홈런으로 반격했지만, 삼성의 대포를 당하진 못했다. 4회 말 김영웅이 솔로 홈런을 추가했고 5회엔 디아즈가 2점 홈런을 날려 7-1로 달아났다.

삼성의 선발투수 데니 레예스도 빛나는 호투로 1차전 승리에 발판을 놨다. 레예스는 빠른 공,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골고루 섞어 던지며 7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6과 3분의 2이닝 4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3실점(1자책). “가능한 긴 이닝을 던지길 바란다”는 박진만 삼성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박진만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 실전 감각이 떨어질까 걱정이 컸는데 나만의 걱정이었다.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을 잘해줬다. 정말 좋은 경기력으로 오늘 1차전을 이겼다. 클린업 트리오가 특유의 장타로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삼성은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 많다. 포스트시즌에 처음 나선 선수들도 있었지만, 긴장하지 않고 첫 경기를 잘 풀었다. 박진만 감독은 “나이는 어려도 대담하다. 경기 초반 어려운 타구를 잘 처리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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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과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이후 22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서 맞붙었다. 당시엔 삼성이 4승 2패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6차전에선 6-9로 뒤지던 9회 말 이승엽의 동점 스리런 홈런에 이어 마해영이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끝에 역전 드라마를 썼다.

오랫동안 두 팀은 가을야구 무대에서 만나지 못했다. LG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시즌 연속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삼성도 2016년 라이온즈파크로 홈구장을 옮긴 뒤엔 2021년 플레이오프(2패 탈락)에 진출한 게 유일했다. 하지만 올해는 나란히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포스트시즌 대결이 성사됐다.

2차전은 14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은 원태인, LG는 디트릭 엔스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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