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순수 미술에서 디자인·리빙·공예로… 장르 확장하는 아트페어 [더 하이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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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파토&쿰스, Maehwa IntoTheBloom 전시 전경, 2022 [사진 디파인 서울]

전 세계 미술시장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약 650억달러(약 85조4천400억원, UBS 글로벌 아트마켓 보고서 2024)로, 이중 미국·중국·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78%나 된다. 국내는 같은 해 6695억원을 기록했다. 미술 투자에 대한 관심이나 ‘프리즈 서울’ 아트페어의 진출로 성장세를 탔지만 잇따른 경기 침체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큰 손 국가의 공통점은 미술과 연관해 디자인 전문 갤러리와 페어가 열리면서 탄탄한 수요층을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아트바젤 마이애미’가 열리는 기간에는 조명·가구·오브제를 다루는 ‘디자인 마이애미’가 함께 열리고 멜버른 디자인 페어는 빅토리아국립미술관 및 아트북 페어와 함께 시너지를 낸다. 이런 이유로 최근 국내에 등장한 디자인 아트페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순수 미술에서 디자인 오브제나 가구로 소장품의 범위를 넓히려는 컬렉터, 또 집이나 작업실 등 공간에 필요한 작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접점이 되는 행사로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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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인서울 2024 포스터

컬렉팅의 정의 확대...장르간 경계 허문 새로운 예술 시장

디파인 아트는 아트부산이 서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프리미엄 디자인&아트페어 '디파인 서울(DEFINE SEOUL)'다. 소장 가치 있는 디자인·리빙·공예로 장르를 확장한 것이 특징.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30일 VIP 관람을 시작으로 11월 3일까지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Y173에서 개최된다. 특히 이번엔 대규모 컨벤션 센터에서 벗어나 북적거리는 동네를 택한 덕에 동선은 길지만 성수의 다양한 문화 공간을 방문하는 새로운 형태의 페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규모 역시 지난해 대비 1.5배 커져 현대미술 갤러리 및 디자인 스튜디오 40여 곳이 참여한다. 아트부산 정석호 이사는 “디자인은 물론 빈티지 마스터피스 가구, 공예 등 장르를 확장해 소장 가치 있는 물건에 가치를 부여하는 ‘컬렉터블 시장’의 선순환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올해부터는 모든 참가사 명칭을 ‘전시자’로 통일했다. 갤러리는 물론 디자인 스튜디오, 작가, 리빙 브랜드 등 참가 주체의 다양성을 반영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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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에 이어 2회째 아티스틱 디렉터로 활약하는 양태오 디자이너. [사진 디파인 서울]

성수동에서 펼쳐지는 아트위크

성수동은 20~30대 젊은 소비자가 주로 찾는 상권이지만 디파인 서울은 이런 편견에서 벗어나 누구나 예술을 즐길 수 있는 행사라는 게 차별점이다. 이는 행사 기간 내 성수동 소재 7여 개 갤러리들이 주도해 지역 브랜드 공간과 연합한 ‘성수아트위크’를 기획한 배경이기도 하다. 기간 중 전시 및 F&B 관련 이벤트도 열린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디자이너이자 ‘태오양스튜디오’ 대표인 양태오 디렉터가 행사 주제를 기획하고 공간 연출에 참여했다. 올해는 ‘단순의 의미: 이성적 시대의 본질적 추구’를 주제로 단순함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깊이 있는 삶의 태도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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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훈 디자이너는 전통 밥상 소반을 현대적 물질로 재해석한 ‘소반’을 100여개 설치한 작업을 선보인다. [사진 디파인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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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디자인 스튜디오 아뜰리에 오이(atelier oi) [사진 디파인 서울]

유명 디자인 스튜디오 및 아티스트 한 자리에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 및 아티스트와 꾸린 행사들도 볼거리다. 스위스 디자인 스튜디오, 아뜰리에 오이는 음악가 박지하와 함께 퍼포먼스를 결합한 협업 전시를 선보인다. 아뜰리에 오이 설립자 3인 중 한 명인 패트릭 레이몽이 참여하는 토크 프로그램도 열린다. 전통 유산을 모던한 디자인으로 재해석하는 가구 디자이너 하지훈은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소반 100여 개를 설치하는 특별전을 선보인다. 그저 보는 것만이 아닌 실제로 자리에 앉아 소반 위에 놓인 차를 마시고, 사운드 아트를 감상하는 등 디자인 경험의 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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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는 자리를 산세의 형태로 표현하며 현대적 물성과 헤리티지의 아름다운 결합을 나타낸 하지훈 디자이너의 ‘자리(Jari)’. [사진 디파인 서울]

올해는 주목할 만한 해외 참가사들이 함께 해 의미를 더한다. 아트바젤 홍콩, 아트 SG 등 글로벌 페어에 참가해 젊고 유망한 작가의 성장을 추진해온 독일 갤러리 징크는 최근 아시아 지역에 관심을 받고 있는 갤러리다. 메종&오브제, 엘르 데코 프랑스, 밀라노 디자인위크에 참가해 온 방콕 갤러리 유무타도 참가한다. 이탈리아 조명 디자인 스튜디오인 지오파토&쿰스는 2회 연속 참가로, 지난 참가 때 현장 판매는 물론 현장에서 커스텀 작품 제작을 수십 건 의뢰받으며 관심을 모았다. 디자인과 현대미술의 범위를 확장하는 참가사들도 있다. 부산에 기반을 둔 미미화컬렉션은 빈티지 마스터피스 가구를 소개하며,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YG 플러스는 산하 아트레이블 ‘피시스’를 통해 오재훈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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