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올해만 46% 폭증, 결국 정책대출 조인다…LTV 80→70%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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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금융당국의 정책대출 상품인 디딤돌·버팀목 대출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정부가 ‘정책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생애 첫 대출의 LTV(담보인정비율)를 80에서 70%로 축소하고, 대출 심사 기간을 기존 30일에서 50일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다. 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 공제’를 필수 적용하고, 준공 전 신축 아파트에 대해선 대출 취급 자체를 중단하기로 했다. 〈중앙일보 10월16일 B1 참고〉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주택담보대출 성격의 정책대출인 디딤돌 대출을 취급하는 수탁은행에 이런 내용을 실행하기 위한 협조 공문을 보냈다. 이에 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이를 반영하기 시작했고, 신한·하나은행 등은 오는 2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디딤돌 대출은 주택도시기금을 재원으로 가구당 최대 2억5000만원(신혼가구 및 2자녀 이상 가구는 4억원) 내에서 최대 5억원 주택에 대해 LTV(담보인정비율) 70%(생애 최초 80%)까지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대출금리는 연 2.35~3.3% 수준으로 현재 시중은행 금리보다 낮다.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HUG가 디딤돌(주택구매)·버팀목(전세) 대출을 운영한다.

앞으로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적용하는 LTV는 기존 80%에서 70%로 축소한다. 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 공제’도 필수로 적용한다. ‘방 공제’는 방의 숫자를 임차보증금 비율로 곱한 값을 빼고 나머지만 대출해주는 것이다. 실제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할 때엔 주택임대차보호법 상 세입자에게 보장되는 최우선변제금에 해당하는 소액임차보증금(서울 5500만원)을 대출한도에서 차감한다는 것이다.

그간 보증상품 가입을 통해 이를 제하지 않고, 대출을 내줬는데, 앞으로는 이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방 공제’를 적용하면 서울 3억원짜리 주택을 살 때 LTV 70%인 2억1000만원(신혼부부·다자녀 등)까지 받을 수 있었던 대출액이 5500만원(서울시 방 공제 금액) 줄어들어 1억5500만원이 된다.

후취담보 대출 취급도 제한한다. 준공 전 신축 아파트를 담보로 한 디딤돌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후취담보는 준공 전 아파트처럼 담보를 잡기 어려울 때 은행이 돈부터 먼저 빌려준 뒤 주택이 완공돼 소유권 설정이 되면 담보로 바꿔주는 대출 방식이다.

국토부가 이런 조치에 나선 것은 최근 디딤돌 대출액이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책금융이 연쇄적인 부동산 거래를 촉발해 서울 집값을 끌어올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HUG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디딤돌 대출(일반‧신혼‧신생아특례 합산) 잔액은 34조2717억원이었지만 이후 잔액은 매달 급증해 지난 8월 말 기준 50조1718억원까지 불어났다. 1월 말과 비교하면 약 46.3%(15조9001억원) 폭증한 수치다.

다만 국토부 측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대출 조이기’ 차원의 조치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규정을 정확히 적용하면서 기금 안전성을 지키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6월 내놓은 디딤돌 대출의 일종인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기준을 부부 합산 2억5000만원으로 상향하겠다는 방안도 예정대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3분기 시행이 유력했지만, 시기가 연말로 미뤄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기준 상향은 예고한 대로 연내에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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