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정근식 신임 서울시교육감이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끌어올리고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학습 진단 치유센터’ 설립을 가장 먼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년 ‘혁신 교육’의 명맥을 잇되, 한계는 과감히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정 교육감은 17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으로 처음 출근하면서 ‘학습 진단 치유센터’ 설립 계획이 ‘1호 결재’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여러 시급한 사안이 많지만, 제가 기초학력에 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센터 계획을 작성하는 사안에 먼저 손을 대겠다”고 말했다.

치유센터는 서울 시내 각 교육지원청에 설치된 ‘학습도움센터’의 기능을 확대해 지역 맞춤형 기초학력 신장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정 교육감은 이날 오후 취임식에서도 “단순히 학력을 높이고,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하는 게 교육의 본질은 아니다”라며 “학습 부진, 경계선 지능 등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학생을 지원해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근식 신임 서울시교육감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서울교육플러스위원회’(위원회) 구성도 우선순위에 있다. 정 교육감은 선거 과정에서 교육지원청마다 위원회를 꾸려 교육단체와 학부모, 시민들이 정책을 논하는 장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가능하면 많은 시민이 서울 교육에 참여해 여러 방안을 토론하고, 저와 함께 책임도 지는 새로운 체계 구축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투표율이 23.5%로 낮아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정 교육감은 ‘소통’을 답으로 내놨다. 그는 “더 많은 소통을 통해 서울 교육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지만 이른바 ‘강남 3구’ 학부모님들도 저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런 걱정은 확실하게 덜어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정부의 교육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 교육감은 내년 도입을 앞둔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에 관해 “실제로 교육 효과가 어느 정도 있는지를 확인한 후에 도입해도 늦지 않다. 신중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예산을 두고는 “(정부가) 예산을 950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삭감한다는 문제가 선거 기간에 나왔는데, 학부모님의 불안과 부담을 반드시 덜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정근식 신임 서울특별시교육감(왼쪽)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조희연 전 교육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진보 교육’ 4연승을 이룬 정 교육감의 취임식에는 조희연 전 교육감도 참석했다. 조 전 교육감은 “선장이 바뀌었으니 저를 딛고 (서울교육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정 교육감은 “혁신 교육의 성과를 잇되 한계는 과감히 넘어서겠다”고 답했다.

정 교육감의 임기는 조 전 교육감의 남은 임기인 2026년 6월 30일까지다. 그는 “임기가 1년 8개월밖에 없지만, 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관해서는 확실하게 토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