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성남지원 전경. 중앙포토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범행 당시 심신장애가 아니었다는 정신감정 결과가 나왔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 허용구)는 1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4차 공판을 열고 "범행 당시 심신미약이나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국립법무병원의 정신감정 결과서가 이달 14일 통보됐다"며 결과를 공개했다.

A씨 측 변호인은 그간 피해자를 살해한 공소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조현병 진료를 받은 전력이 있어 정신병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이 필요하다며 정신감정을 요청해왔다.

검찰은 "A씨가 과거 조현병 진단을 받았으나 지속된 치료로 이 사건 범행쯤에는 이전에 비해 환각이나 환청 등 정신병 증상이 호전돼 행동 통제가 어려운 상태가 아니었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정서에 따르면 당시 A씨는 극심한 정서적 흥분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추측되나 사물 변별 능력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비교적 건전한 '심신 건전' 상태 였던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A씨 측은 "검찰은 계획적 범행을 전제로 기소했는데 감정서에는 극도 불안, 혼란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거로 기재돼 있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했다.

A씨는 지난 6월 7일 경기 하남시 한 아파트 인근에서 여자친구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씨는 범행 당일 B씨로부터 결별을 통보받자 앙심을 품고 B씨를 집 밖으로 불러내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에 대한 결심공판은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