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독사 또 늘어 작년 3661명…2명 중 1명은 ‘5060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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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고독사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사회 구성원의 외로움에 초점을 맞춘 정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1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3661명이 홀로 죽음을 맞았다. 전체 사망자의 1.04%다. 2021년 3378명, 2022년 3559명으로 증가세다. ‘고독사’라는 용어 1970년대 일본에서 처음 등장했다. 홀로 죽음을 맞는 사람이 급증하면서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늘자 2021년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고독사 예방법)이 제정됐다. 이듬해 12월 복지부가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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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고독사가 많이 늘어난 건 1인 가구 증가와 관련 있다. 1인 가구는 2021년 716만 6000명에서 지난해 782만 9000명으로 늘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인 가구는 고독사 위험군일 확률이 다른 가구보다 50% 가까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선 고독사 예방법 개정에 따라 집계 방식이 바뀌면서 늘어난 측면도 있다. ‘홀로 사는 사람’ ‘시신이 일정한 시간 뒤에 발견되는 죽음’ 등 기존 조항에, ‘사회적 고립 상태에서 생활하던 사람’으로 지난해 6월 법 적용 대상이 확장됐다. 정 교수는 “고독사는 사회 구성원의 외로움과 고립에 대한 문제가 가장 극단적으로 표현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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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50·60대의 고독사가 가장 많았고, 특히 50·60대 남성이 전체 고독사의 53.9%였다. 2022년에는 54.1%였다. 50·60대 남성은 생애 주기상 사회적 고립에 쉽게 빠지고, 이런 점이 높은 고독사 비율과 무관치 않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50·60대 남성은 은퇴 시기와 맞물린 경우가 많다”며 “은퇴 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경우 좌절감을 겪기 쉽다. 재취업이 쉽지 않고 창업했다 실패하면 사회와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일이 찾아다니며 고독사를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사회적 고립에 빠진 이들이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눈에 잘 띄거나 손길이 닿을 수 있는 ‘오픈 액세스 플랫폼’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30세대 고독사 사망자 수는 가장 적었다. 다만 다수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2022년 고독사 중 자살 비중은 20대 71.7%, 30대 51.0%다. 같은 해 전체 고독사 자살 비율(13.9%)보다 20대는 5배 넘게 높았다. 지난해도 전체(14.1%)보다 20대(59.5%)와 30대(43.4%)가 높았다. 석 교수는 “집에서 나와 혼자 사는 청년이 많은데, 생계 해결에 실패하면서 희망을 잃는 경우가 있다”며 “젊은 남녀를 아울러 우울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고독사를 줄이기 위해 사회 구성원의 외로움에 초점을 둔 정책을 마련하라는 제언도 나왔다. 석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1인 가구는 늘고 있고, 누구나 고독하게 죽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먼저 고독사 문제를 겪은 일본·영국처럼 사회 구성원의 외로움을 해소하고 단절된 사회적 관계를 다시 잇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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