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밤 구명조끼 없이 갯벌 들어간 3명, 순식간에 목까지 잠겼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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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갯벌에 들어가 해산물을 잡으려던 관광객들이 순식간에 목까지 차오른 바닷물을 피하지 못하고 고립됐다가 해경에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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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밤 충남 태안 채석포항 인근 갯벌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차오른 바닷물에 고립됐던 여성 3명이 출동한 해경에 구조되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20일 태안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10시쯤 충남 태안군 채석포항 인근 갯벌에서 해산물을 잡던 A씨(40대 여성) 등 3명이 밀물에 바닷물이 차오르면서 고립됐다. A씨 등은 연안 쪽으로 대피하다 바닷물이 허리를 넘어 가슴 부근까지 차오르자 제대로 발을 옮기지 못했다. 더구나 갯벌에 빠진 발을 빼내기도 어려웠다. 더는 앞으로 나가지 못하자 A씨와 일행은 휴대전화로 구조를 요청했다.

급속하게 차오른 바닷물에 고립돼

신고를 받은 해경은 구조대와 연안 구조정을 현장에 급파하고 충남 119대와 함께 구조 활동에 나섰다. 하지만 A씨 등이 고립된 장소를 곧바로 특정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A씨의 휴대전화 전원이 켜져 있어 해경은 위치추적 시스템(GPS)을 추적, A씨 등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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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밤 충남 태안 채석포항 인근 갯벌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차오른 바닷물에 고립됐던 여성 3명이 출동한 해경에 구조되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해경은 A씨 등이 고립된 장소를 찾았지만, 연안 구조정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결국 해경구조대는 직접 바다로 뛰어든 뒤 구조보트를 끌고 헤엄쳐 이동했다. 도착 당시 바닷물이 A씨 일행의 목 부근까지 차올라 조금이라도 늦어졌다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던 상황이었다. 더구나 A씨 등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물때도 확인하지 않은 채 갯벌에 들어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바닷물 속에서 버티면서 구조를 기다렸던 A씨 등은 저체온증 외에 별다른 증상은 없었다고 한다.

해경 "밀물시간 확인하고 구명조끼 착용" 

태안해경 관계자는 “야간에 갯벌에 들어갈 때는 바닷물에 휩쓸리거나 고립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물때를 확인하고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며 “갯벌이나 연안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조금만 주의하면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안에서 해루질(갯벌에서 불빛을 이용해 어패류를 잡는 행위)하다 1008명이 물에 빠지는 등 사고를 당했다. 이 가운데 구명조끼를 착용했던 사람은 139명(1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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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밤 충남 태안 채석포항 인근 갯벌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차오른 바닷물에 고립됐던 여성 3명이 출동한 해경에 구조되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야간에는 방향감각이 무뎌지고, 손전등이나 멀리 보이는 가로등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긴급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바닷물이 많이 빠지는 시간에 맞춰 해루질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기도 한다. 이들 가운데는 침수를 우려해 휴대전화를 두고 나가 연락이 두절되기도 한다. 대조기 때 서해안의 밀물 속도는 시간당 7∼15㎞로 성인 남성의 걸음 속도보다 2~3배 빠르다. 여성이나 아이들은 물살에 휩쓸리면 떠내려갈 수 있다는 얘기다.

2인 1조 활동, 휴대전화 반드시 휴대 

해경과 소방청은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밀물·썰물 시간 정보 파악 ▶손발 보호 가능한 장갑·장화 착용 ▶통신 장비(휴대전화 등) 휴대 ▶2인 1조 활동 ▶충분한 조명 준비(야간) ▶음주 뒤 해루질 금지 등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킬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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