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화염병에 관저 차량 돌진…日 선거 앞두고 테러에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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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중의원(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과 총리 관저를 대상으로 발생한 테러 시도로 일본 열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선 최근 몇 년 새 선거마다 총리 등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한 테러가 발생하고 있다.

자민당사에 화염병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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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물질을 실은 흰색 차량이 지난 19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 앞 바리케이드 앞에 멈춰서 있다. 지지통신 AFP=연합뉴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5시경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자민당사 앞에서 흰색 차량을 몰고 나타난 49세 남성이 화염병으로 보이는 물건 5개를 자민당사를 향해 던졌다. 용의자가 던진 화염병 중 일부는 자민당사 부지에 떨어지거나 당사 앞에 있던 기동대 차량에 떨어졌다. 범인은 경찰을 향해 액체를 분사하기도 했는데, 화재로 인한 연기를 들이마신 기동대원 3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어 용의자는 다시 차량을 몰고 자민당사에서 약 500m 떨어진 총리 관저로 돌진했다. 관저 앞에 세워져 있는 바리케이드에 가로막히자 경찰을 향해 발화통으로 보이는 물건을 던졌다. 자신의 차량에도 발화통을 던져 차가 일부 불에 탔으나 곧 화재가 진압돼 사상자는 생기지 않았다. 현장에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된 그의 차량에선 가솔린이 담긴 통 20여개와 화염병이 발견됐다.

사건 당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관저 대신 인근 아카사카(赤坂)에 머물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후 이시바 총리는 가고시마(鹿児)현 유세에 참석해 ”민주주의가 폭력에 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 시민의 안전·안심이 잘 지켜지도록 앞으로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홀로 범행…묵비권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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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발화물질을 실은 흰색 차량이 일본 총리관저로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FP=연합뉴스

경찰은 사이타마(埼玉)현 가와구치(川口)시에 있는 용의자의 자택에서 컴퓨터(PC)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통, 빈 유리병 등이 압수했다고 밝혔다. 묵비권을 행사 중인 용의자는 20일 검찰로 신병이 인도될 예정이다.

용의자의 아버지는 일본 언론에 “차고를 보니 차가 없어 (아들이) 어디 일하러 간 줄 알았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일정 금액을 공탁하지 않으면 선거에 출마하기 어려운 현행 공탁금 제도에 대한 불만을 품고 있었고, 원자력발전소 재가동에 반대하는 운동에 참여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용의자가 체포 당시 방호복을 착용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아베와 기시다…선거 때마다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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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일본 나라현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기로 저격한 남성이 범행 직후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경찰청은 이번 사건으로 인한 모방 범죄 가능성을 막기 위해 경계태세 철저를 지시했다. 일본에선 지난 2022년 7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유세 중 총격에 의해 숨졌고, 지난해 4월엔 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유세에 나섰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당시 총리가 폭탄 테러의 표적이 된 적 있다. 경찰은 선거 연설 때 방탄용 판을 설치하고, 드론 등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대비책을 마련 중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전 총리 사건과 기시다 전 총리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수제 범행 도구가 사용된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매체는 경찰 간부 발언을 빌어 자민당사 앞에서 사건이 일어난 지 약 5분 뒤 총리 관저에서 연달아 사건이 일어났다면서 경계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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