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尹∙韓 면담 사전취재 불허…"韓이 직접 브리핑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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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후 4시 3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난다.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은 차담회 형식으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 대표와의 면담을 위해 오후 일정 일부를 덜어내며 시간을 비웠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일정이 워낙 빡빡해 퍼즐을 맞추듯 한 대표와의 면담 시간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지난 7월 말 정 실장이 배석했던 90분 비공개 회동 이후 약 세 달 만이다. 두 사람은 지난달 말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도 함께했으나, 당시 현안을 논의하진 않았다.

대통령실은 이날 면담의 사후 결과만 언론에 알리기로 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이 회담 전 모두발언과 현장 스케치를 하는 사전 ‘풀(POOL)’ 취재를 허용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4월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영수회담에선 야당의 요구로 풀 취재가 허용됐었다. 당시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풀 기자단 앞에서 A4용지 10장 분량의 원고를 15분간 읽어내려갔고, 그 옆자리에 앉아 이 대표의 발언을 듣는 윤 대통령의 모습이 언론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친한계 일부 인사들은 지난달 만찬 당시 언론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고, 한 대표가 모두발언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며 이번 면담에서 풀 취재가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회동은 애초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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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달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공식 방문 환송을 위해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앞으로 향하던 모습. 연합뉴스

회담 결과 브리핑 방식은 아직 조율 중인 상태다. 여권에선 “용산과 한 대표 측 사이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란 말도 나온다. 대통령실에서 기록자 역할을 하는 정 실장이 배석하는 만큼 용산에서 사후 브리핑을 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비공개 면담 때도 다음날 대통령실이 회담 결과를 언론에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회담 결과를 설명한 뒤, 한 대표 측에서 이를 반박하는 모습이 연출되면 또다른 당·정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지난달 만찬 때도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늘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고 설명했지만, 다음날 한 대표가 기자들을 만나 “만찬의 성과는 저녁을 먹은 것이다. 현안을 얘기할 자리는 아니었다”며 실상을 전했다. 이에 한 대표가 회담 결과를 직접 설명하거나, 당에서 브리핑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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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대통령실

한 대표는 이날 면담에서의 의제를 사실상 미리 공개한 상태다. 언론에 수차례 밝혔듯,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및 의혹 규명 협조 등 3대 요구사항과 함께 의·정 갈등 해소와 특별감찰관 조속 임명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경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즉답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 특유의 즉흥 발언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 용산 참모는 “지난 5월 기자회견 당시 윤 대통령이 김 여사와 관련해 사과한 것도 사전 회의에선 나오지 않았던 발언”이라며 “아직 변수는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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