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000원 '저렴이 화장품' 통했다…편의점·다이소도 K뷰티 전쟁
-
9회 연결
본문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린 ‘컬리뷰티페스타 2024’ 프레스티지관. 전문 헤어샵에서나 볼 수 있는 장비로 방문객들의 두피를 촬영해 진단하고, 나에게 맞는 메이크업을 추천해 직접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었다. 헤어케어 브랜드 르네휘테르의 두피 진단 테스트 부스와 메이크업 브랜드 헤라 부스에서 열린 행사로, 이커머스 기업 컬리가 마련한 첫 오프라인 뷰티 축제에서 받을 수 있는 고급 뷰티 서비스였다. 컬리 관계자는 “일반적인 뷰티 박람회에서 캐리어를 끌고 와 샘플만 많이 받아가는 것과 달리, 이곳에 방문한 고객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뷰티 서비스를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이 남달랐다”고 말했다.
이커머스·유통기업들의 K뷰티 전략싸움이 치열하다. 온·오프라인 뷰티 시장의 강자인 올리브영에는 없는 럭셔리 뷰티 카테고리를 강화해 타깃 고객과 장바구니 크기를 키우려는 이커머스부터, ‘가성비·저렴이’로 젊은 고객의 손쉬운 소비를 이끄는 편의점과 다이소도 뷰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올리브영엔 없지? ‘럭셔리·감성’ 갖춘다
첫 오프라인 뷰티 행사로 고객과 접점을 넓힌 뷰티컬리는 행사장 이름에서부터 전략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통상 ‘백화점 1층 브랜드’로 불리는 럭셔리 브랜드를 모은 ‘프레스티지관’과 훌륭한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아직 널리 발굴되지 않은 브랜드를 모은 ‘이노베이션관’이다. 입장료만 3만원·5만원인데 유료 입장한 고객 수만 1만5000여명. 뷰티컬리측은 “럭셔리 뷰티 판매 영향력이 커지면서, 할인하지 않던 고급 브랜드도 컬리에서는 할인에 참여한다”며 “향후에는 인디 브랜드 발굴과 추천에 더욱 공을 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럭셔리 뷰티 후발주자 쿠팡도 이달 초 알럭스(R.LUX) 서비스 출시로 럭셔리 뷰티 서비스와 로켓배송 결합에 나서며 온라인 럭셔리 뷰티 시장 경쟁에 본격 참전했다.
패션 플랫폼에서 시작한 무신사는 패션에 민감한 기존 10대 20대 고객들의 취향을 담은 신진 브랜드 발굴과 자체 제작(PB) 상품으로 차별화에 나선다. 무신사 뷰티는 지난달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첫 대규모 오프라인 뷰티 행사 ‘무신사 뷰티 페스타’를 열었다. 온라인 행사도 3주 간 했는데, 이 기간 전년 동기 대비 거래액은 5.8배 늘었다. 무신사 뷰티 관계자는 “대형 오프라인 체인에서 볼 수 없는 신진 브랜드를 발굴하고, 감성적인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무신사 뷰티만의 고객층을 쌓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소용량·가성비 ‘저렴이’로 승부
저렴한 가격대로 가벼운 주머니를 노리는 전략도 치열하다. 생활용품 판매점 다이소는 일찍이 'K뷰티 대란템'을 쏟아낼 만큼뷰티 상품군을 확대해왔다. 지난해부터 인기를 얻은 브이티(VT)의 리들샷 시리즈는 여전히 다이소 뷰티 카테고리 인기 아이템 1·2위를 다툰다. 대기업 제품 입점도 늘었다. LG생활건강은 자사 브랜드 CNP(차앤박)연구소에서 만든 ‘바이 오디 티디’ 시리즈를, 아모레퍼시픽은 ‘미모 바이 마몽드’ 제품군을 다이소에 론칭했다. 이들 브랜드는 다이소를 겨냥해 만든 전용 브랜드다. 용량은 줄이고 가격은 최대 5000원에 맞춰 ‘가성비 소비자’들을 노렸다.
편의점도 속속 뷰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편의점 GS25는 듀이트리, 메디힐 등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와 손잡고 가성비 뛰어난 화장품 개발에 나섰다. 듀이트리 마스크팩은 700원, 토너와 크림은 5000원으로 모든 제품 가격이 1만원 이하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동대문에 패션·뷰티 특화 매장을 열고 인기 뷰티 브랜드 '마녀공장'을 비롯한 30여종 뷰티 상품을 선보인다.
식품기업들도 ‘신사업’ 참전
전통 식품기업들의 뷰티 도전도 눈에 띈다.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 서영이앤티는 최근 국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업체 비엔비코리아를 인수했다. 비앤비코리아는 달바, 메디큐브 등 브랜드의 제품을 생산한다. 일찌감치 뷰티 업계에 진출한 식품기업도 있다. 식품 소재 기업 삼양사는 2012년 비건 뷰티 컨셉 브랜드 ‘어바웃미’를 론칭했고, 2017년에는 기능성 더마바이오 브랜드 메디앤서로 뷰티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산업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성장률이 높지는 않다”며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