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북한, 폴란드 꺾고 U-17여자월드컵 4강행…미국과 결승행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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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4강에 올랐다. 앞서 우승한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정상권에 이름을 올리며 국제 경쟁력을 입증했다.
북한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도미니카공화국 산티아고 데 로스 카바예로스의 시바오FC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폴란드에 1-0으로 승리했다. 전반 14분에 터뜨린 최림정의 선제골이 결승 축포가 됐다.
지난 2008년과 2016년 이 대회 정상에 오른 북한은 2016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4강행을 성사시키며 통산 세 번째 우승 기회를 잡았다. 북한은 지난 5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며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 중이다.
4강에 오르는 과정에서 북한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조별리그에서 멕시코와 케냐, 잉글랜드를 연파하며 3연승으로 C조 1위에 올랐다. 8강에서는 D조에서 일본에 이어 2위로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한 폴란드마저 제압하며 신바람 행진을 이어갔다. 조별리그와 8강전을 합쳐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북한은 12골을 넣었고, 실점은 단 한 골 뿐이다.
폴란드전은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북한의 완승이었다. 득점은 단 한 골에 그쳤지만 무려 15개의 소나기 슈팅(유효슈팅 2개)을 기록하며 상대 수비진을 유린했다. 결승골 주인공 최림정은 이번 대회 4호 골을 신고하며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앞서 콜롬비아에서 열린 U-20 여자월드컵에서 6골을 터뜨려 북한의 우승을 이끌며 골든볼(MVP)과 골든부트(득점왕)를 석권한 17세 공격수 최일선도 이번 대회에 참가 중이다. 폴란드전 결승골에도 관여했다. 전반 14분 최일선이 왼쪽 측면으로 찔러준 패스를 전일정이 받아 크로스했고, 상대 위험지역 정면에 있던 최림정이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 네트를 흔들었다.
북한은 여자축구에 파격적인 투자를 지속해 세계적인 강국으로 올라섰다. 전국에서 축구에 재능을 보이는 9~15세 영재들을 골라낸 뒤 여러 단계의 테스트를 거쳐 연령별 최정예 멤버를 추려내는 과정을 거듭하고 있다. 축구 유망주들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13년 문을 연 평양국제축구학교 학생 200여 명 중 40% 가량이 여자다.
이들은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 과학적인 몸 관리, 해외 전지훈련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이를 통해 연령별 대표팀에 발탁된 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체육 영웅 칭호와 함께 평양에 거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 받는다.
경기 후 송성권 북한 U-17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은 FIFA TV와의 인터뷰에서 4강전 각오를 묻는 질문에 “승리할 것”이라며 짧고 굵은 한 마디를 남겼다.
북한은 앞서 열린 8강전에서 나이지리아를 2-0으로 완파한 미국과 오는 31일 오전 8시 결승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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