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란 석유시설은 안 때린 이스라엘…국제유가 4% 넘게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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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 갈등에 급등하던 유가가 다시 큰 폭으로 하락 반전했다.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 공습이 우려와 달리 석유 시설을 향하지 않아서다. 아직 변수가 남았지만, 국제유가에 중동전쟁이 미치는 영향력도 점차 떨어질 거란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 공습 직후 국제유가 4%대 하락
28일 아시아 선물 시장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전 거래일보다 3.94% 하락한 배럴 당 72.65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2월 인도분 선물 가격도 전 거래일 대비 4.15% 떨어지면서 배럴 당 68.8달러까지 하락했다. 브렌트유와 WTI 선물 가격이 배럴 당 각각 72달러와 68달러 선 이하로 떨어진 것은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30일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는 최근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이란의 공습에 대응해 이스라엘이 대대적인 보복 공격을 예고하면서다. 양국의 갈등이 중동지역 석유 수출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배럴 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었다.
‘제한 공습’에 국제유가 최악 시나리오 피해
국제유가 오름세가 급격하게 꺾인 것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이뤄진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 공습이 예상보다 약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특히 우려했던 핵과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이 없었다는 점이 국제유가 재상승 가능성을 크게 낮췄다. 이 같은 이스라엘의 제한적 공습에 대해 28일 블룸버그 통신은 “이스라엘이 ‘내가 그들이면 유전을 공격하는 것 외의 다른 대안을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언을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면서, 이란이 중동 원유 수출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글로벌 석유 공급에 차질을 빚게 할 거란 최악의 시나리오도 실현될 가능성이 작아졌다. 이스라엘 공습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이란의 재보복도 당장 이뤄지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실제 이스라엘 공습 직후 27일(현지시간)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스라엘의 악행을 과장해서도 안 되고 얕잡아봐서도 안 된다”고 했다. 외신들은 이를 “당장의 재보복은 없을 거라는 것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했다.
“국제유가 중동전쟁 위험 프리미엄 줄 것”
최악의 상황을 피하면서 앞으로 국제유가에서 ‘중동 리스크’가 차지하는 영향력도 다소 줄어들 거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28일 블룸버그 통신은 앞으로 국제유가가 중국 수요 감소 등에 초점을 맞출 거라면서 “유가에서 중동전쟁 위험 프리미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제유가 재상승 위험은 여전히 남았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이스라엘이 이번에는 제외했지만, 언제든 이란 석유 시설 공격 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공습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산업 본거지인 후제스탄주 방공시설을 파괴했다는 것에 대해 외신들은 “석유 시설을 다시 공격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이란 석유 수출에 대한 제재가 강화된다는 점도 국제유가에 부정적이다. 이럴 경우 이란이 국제 시장에 내놓는 원유 공급량이 줄어 유가 상승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
“유가 변동성 크면 유류세 추가 인하”
정부도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유가 등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력이 제한적일 거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동 정세 변화로 국제유가 재상승하면 필요한 정책 카드를 쓰겠다는 방침이다.
27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중동 관련 안보·경제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현재로써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원유는 이란으로부터 직접 수입되는 물량이 없는 만큼 국내 원유 수급 및 가격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글로벌 원유시장의 영향으로 큰 폭의 변동성이 나타날 경우 유류세 추가 인하 등 다양한 안정 조치를 통해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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