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73년간 없었는데 '11월 태풍' 한국 오나…콩레이, 대만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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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호 태풍 콩레이(KONG-REY)가 ‘매우 강’ 수준의 강력한 세력으로 발달해 대만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콩레이는 이후 한반도에 오기 전에 열대저압부로 약해지겠지만, 남부 지방에 비를 뿌리는 등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콩레이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약 86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1㎞의 속도로 서진 중이다. 최대풍속은 초속 29m, 중심기압은 980hPa(헥토파스칼)로 중급 강도의 태풍이다.
콩레이는 대만으로 향하면서 세력을 급격하게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30일에는 초속 47m로 ‘매우 강’ 수준까지 발달할 전망이다. 이후 31일에서 다음 달 1일 사이에 대만을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1일에 상륙하게 되면 1967년 11월 8일 태풍 ‘길다’ 이후 57년 만에 대만을 강타하는 ‘11월 태풍’이 된다. 대만은 지난 3일에도 초강력 제18호 태풍인 ‘끄라톤’이 상륙하면서 1500㎜에 이르는 물폭탄이 쏟아졌고, 2명이 숨지는 등 큰 피해를 봤다.
대만을 통과한 이후의 경로도 심상치 않다. 콩레이는 북상을 이어가다가 동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의 길목에 있는 중국 동부 지역과 일본 오키나와 등에는 비상이 걸렸다. 중국 동부 푸젠성은 콩레이의 접근에 대비해 4단계 비상 대응 조치를 발령했다. 일본 기상청 역시 “태풍의 진로에 따라 오키나와 지방에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바다의 물결이 거칠고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늦은 영향 태풍은 10월 16일 ‘제브’
이렇게 태풍이 늦가을에도 강한 세력을 유지할 수 있는 건 동아시아 해역의 수온이 이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수온이 높을수록 태풍의 중심에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강한 비구름 떼가 발생하고, 태풍의 순환도 강화된다.
한국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태풍은 연중 발생하지만, 국내에는 보통 6~10월 사이에 영향을 미친다. 1951년 이후 74년 동안 11월에 태풍이 한반도에 도달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금까지 가장 늦은 시기에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은 1998년 10월 16일에 온 태풍 ‘제브’다. 일본 역시 11월에 태풍이 상륙한 건 1990년 ‘페이지’가 마지막이었다.
산과 찬 공기가 태풍 북상 저지할 듯
다만, 이번 태풍은 대만의 고지대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세력이 급격히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기상청도 2일 오후에 태풍이 중국 상하이 남남동쪽 약 330㎞ 부근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은 “바다의 수온이 높아서 태풍이 강하게 발달할 조건이 충분한 상황”이라면서도 “대만 내륙에는 3000m가 넘는 산이 수백 개나 있는데 그곳을 지나게 되면 태풍의 구조가 깨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 세력도 태풍의 북상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태풍이 한반도에 도달하지 못하고 열대저압부로 약해지더라도 태풍이 몰고 온 수증기로 인해 남부 지역에는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북쪽의 찬 공기가 밀려 내려오는 등의 영향으로 태풍은 한반도로 올라오기 전에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직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강수 등의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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