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 “북한군, 민간트럭 타고 최전선 이동”…감청파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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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민간 차량을 이용해 최전선으로 수송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르면 28일 북한군이 러시아 본토 격전지인 쿠르스크에 투입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장으로 이동 중인 북한군들이 최정예 특수부대가 아닌 10~20대 초반의 신병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기관(HUR)이 북한군이 쿠르스크주로 이동 중인 동향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6일 진격해 일부 영토를 점령하고 러시아군과 교전 중인 최전선이다.
HUR은 이날 쿠르스크-보노레이시 고속도로에서 녹음된 감청파일을 공개했는데, 해당 파일에는 민간 번호판을 단 트럭이 전투 임무 관련 서류 없이 쿠르스크로 가다 헌병에게 제지당하자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러시아군 관계자들의 대화가 담겼다. 대화에선 “그(운전사)가 이미 상황을 해결했다. 그는 북한인의 이송을 돕고 있다”는 보고 내용이 나온다. HUR은 이를 근거로 “북한군 병사들이 쿠르스크의 러시아 부대로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27~28일 북한군을 전투 지역에 파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감청 내용이 젤렌스키의 발표와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북한군이 쿠르스크 전선에 도착했다고까지 보도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WSJ가 공개한 영상과 미국 당국자의 발언 등을 인용해 쿠르스크에 집결한 북한군이 10~20대 초반의 신병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점이다. WSJ는 “앳된 얼굴의 신참 병사들은 지금껏 북한 밖으로 한 번도 나와본 적이 없을 가능성이 크며 낡은 재래식 군사장비를 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한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이 최정예 특수부대인 ‘폭풍군단’(11군단) 소속 병력 등 총 1만2000여 명을 파병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다 지난 24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에서 “단순한 총알받이 용병”이라고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미국 싱크탱크 퍼시픽포럼 제임스 JB 박 연구원은 “북한은 먼저 소모 가능한(expendable) 병력을 보내 국내외 반응을 살피려고 할 것”이라며 “이후 노련한 병사들이 전투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내보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정부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정부 대표단은 28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북대서양이사회(NAC)에 참석해 북한군 파병 동향을 브리핑했다. NAC는 나토 32개 회원국 대사들이 참석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정부는 또 파병된 북한군 전력을 탐색하고, 전술과 교리를 연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모니터링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미는 3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제56차 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하는 데 이어 31일엔 3년 만에 제6차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열고 북한군 파병에 따른 한국의 단계적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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