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분기 수출 줄었다는데, 정부 "최대수출 찍을 것"…엇갈린 통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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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수출 부진을 놓고 한국은행과 정부의 통계가 엇갈렸다. 한은은 3분기 경제성장률을 0.1%로 발표하면서 전 분기보다 수출이 0.4% 감소했다고 밝혔다. 순수출 감소세가 경제성장률을 0.8%포인트 떨어트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를 지탱한 수출 증가세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성장률 쇼크’ 우려까지 나왔다.
3분기 수출 놓고 엇갈린 지표
이 같은 상황에서도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 수출액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28일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우리 수출이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기획재정부 역시 “수출이 0.4% 감소한 건 6개 분기 연속으로 증가한 기저효과 때문”이라며 “수출은 대체로 양호한 흐름”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낙관적인 진단을 펴는 근거는 관세청이 집계하는 수출액 통계다. 이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수출액은 1737억6100만 달러로, 지난 2분기(1715억1200만 달러)보다 1.4% 증가했다. 한은 실질 GDP 통계(-0.4%)와는 방향이(+,-) 다르다. 지난해 3분기(1571억300만 달러)와 비교하면 통관 기준 수출액 증가 폭은 10.6%에 달한다.
가격 포함 여부, 비교 시점서 차이
한은은 가격 변동 요인을 제외한 수출 물량을 기준으로 실질 GDP상 수출을 측정한다. 반면 정부는 통관 수출액(가격✕수출량)을 기준으로 삼는다. 지난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통관 수출액은 늘었는데 한은이 측정하는 수출이 감소했다는 건 판매하는 물건값이 그만큼 비싸졌다는 의미다. ‘지난번엔 정보통신(IT) 부문 수출 호조세가 9월도 이어졌다고 했는데 이번엔 왜 다르냐’는 질문에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번 설명한) 상품수지나 통관 수출 기준은 명목 기준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이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비교 시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한은은 지난 분기와 비교해 3분기 수출이 –0.4%를 기록했다고 했지만, 기재부는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인다는 근거로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했다. 지난 3분기 실질 GDP상 수출은 1년 전보다 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과 관련해선 부진하던 내수가 회복세를 보인 게 역설적으로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3분기 수입액은 1600억4000만 달러로, 2분기(1569억5400만 달러)보다 2% 증가했다. 경제개발연구원(KDI)은 10월 경제동향에서 “9월 반도체제조용 장비 수입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경제성장률은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이 많을수록 높게 나타난다.
‘낙관론 무리’ 지적…리스크 산적
경제 위험 요인과 무역 불확실성은 산적한 상황이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데다 중국의 경기 부진까지 장기화하고 있다.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보호 무역주의가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수출 호조세가 이어진다는 점을 근거로 성장률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유지한다. 그러나 물가 상승에 따라 자연히 증가할 수밖에 없는 수출액을 지표로 삼다 보니 낙관적인 판단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정부나 주요 기관이 전망하는 만큼의 성장률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며 “지금과 같은 수출 둔화 흐름이 계속되면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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