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자동차 차체용 접착제. 사진 LG화학

LG화학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동차용 접착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LG화학은 북미 소재 전기차 배터리 업체 한 곳과 방열 접착제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30일 밝혔다. 방열 접착제는 배터리 셀을 모듈·팩에 접합할 때 사용되며, 높은 열 전도성·전기 절연성을 갖춰 배터리 열 관리와 성능 유지에 필수다.

LG화학은 2030년까지 자동차용 접착제 사업을 수천억 원 규모로 육성할 방침이다. 관련 매출을 지금의 4~5배로 키운다는 목표다. LG화학은 2018년 미국 접착제 전문기업 유니실을 인수하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유니실은 북미 자동차 차체용 접착제 시장 1위 기업으로, 최근엔 유해 화학물질이 없고 탄소배출을 줄인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LG화학은 방열 접착제 분야에서 18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 중이며, 최근에는 고객사의 비용 절감과 차량 경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또 파워트레인용 배터리 방열 접착제 외에도 모터, 인버터·컨버터용에 적용되는 다양한 접착 소재를 국내외 업체와 개발 중이다.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중국 업체들의 ‘저가 제품 밀어내기’ 영향으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LG화학도 신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LG화학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2조6704억원, 영업이익은 49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 42.1% 감소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영업손실 38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전기차 배터리와 첨단소재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자동차용 접착제 시장 규모는 올해 9조원에서 2030년 16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동화·자율주행화에 따라 전장 부품 수요가 늘고, 차체 경량화와 친환경 소재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영향이다. LG화학은 카메라 센서, 헤드램프,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같은 전장 부품 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전자 소재 분야에서 축적한 소재 합성, 물성 설계 및 제조 공정 등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영역인 모빌리티 소재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LG화학은 양극재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사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8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LG에너지솔루션 외 양극재 외판 비중은 올해 한 자릿수 수준이고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2028년 이후에는 전체 매출에서 외판 비중 3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