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尹·명태균 녹취록에 이재명 "신중 논의할 것"…당 일각 "탄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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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 녹취록이 공개된 데 대해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아, 훌륭한 일이구나’ 할지는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 강화에서 북한 대남방송 소음피해 주민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세부적인 얘기는 좀 더 신중한 논의를 거쳐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침에 원내대표한테 말씀은 전해들었는데 아직 그 기사를 직접 보거나 들어보지 못했다. 전해들은 얘기로는 참 심각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세부적 논쟁은 확인도 안 된 상태에서 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오후 영종도에 있는 군 17사단 3경비단을 방문한 직후에는 ‘당시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라는 취지의 여당 해명에 “‘훌륭한 일이구나’ 할지는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말을 아낀 것을 놓고 향후 행보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민주당 지도부는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다음달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추진 중인 김건희 특검법 처리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허풍쟁이 대통령과 거짓말쟁이 대통령실의 말을 더는 신뢰할 수 없다. 공정하고 엄정한 특검 수사로 공천 개입, 국정농단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취록이 추가로 당에 제보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이번 녹취록을 계기로 여당 분열이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검법 표결에서 여당의 이탈표 숫자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특검에 동참하지 않으면 다음 총선에서 다 떨어질 수 있다. 한동훈 대표도 더는 의미 없는 특별감찰관에 목맬 게 아니라 ‘특검에 동참하라’고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이라 가정하고 11월 28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재표결에 부치겠다는 방침이다.
당에선 “이제 특검이 아닌 탄핵으로 가야 할 때”라는 주장도 잇따른다. 그간 당 지도부는 탄핵 추진에 신중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박찬대 원내대표는 탄핵 여부에 대해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익명을 원한 당 지도부 관계자는 “탄핵 사유는 이미 충분하다. 박근혜 정부 당시 나왔던 ‘태블릿PC’ 수준”이라며 “판이 바뀌었으니 탄핵을 당장 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다. 지도부 차원에서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천준호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 자체가 탄핵 사유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지도부 내에선 여전히 “탄핵안은 발의가 아니라 헌법재판소 인용이 중요한데, 인용이 안 될 시 역풍을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은 다음달 2일 서울역에서 열리는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여론전을 펼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SNS에 규탄대회 포스터를 공유한 뒤 “무너진 희망을 다시 세울 힘도, 새로운 길을 열어젖힐 힘도 행동하는 주권자에게 있다”며 “11월 2일 국민행동의 날, 정의의 파란 물결로 서울역을 뒤덮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민형배ㆍ장경태 의원 등을 중심으로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는 ‘임기단축 개헌 국회의원연대 준비 모임’도 꾸려졌다.
한편 조국혁신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즉각 하야하고 민주당은 탄핵소추안 추진에 동참하라”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 ‘3년은너무길다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탄핵 ‘스모킹건’이 나왔다”며 “조국혁신당은 11월 16일 대검찰청 앞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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