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 HBM에 총력...엔비디아 테스트에 진전, ‘TSMC 협력’도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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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매출(79조원)을 냈지만, 반도체 부문에서는 시장 기대에 못 미친 3조원 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다만 최신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며 4분기 HBM 매출 확대를 전망했다.

31일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9조897억원, 영업이익 9조183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약 7% 증가하며 이전 최고치(2022년 1분기 77조7800억원)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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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뉴스1

다만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12.1%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낮아졌다(14.1% →11.6%). 반도체(DS) 부문에서 시장 전망치(4조~5조원대)보다 낮은 3조8600억원 이익을 거둔 것이 회사 전체 영업이익을 끌어내렸다. DS 부문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6조4500억원)보다 40% 줄었고,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7조3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DS 부문에서 메모리 사업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지능(AI) 수요에 맞춰 HBM과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서버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고수익 제품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HBM 매출은 전 분기보다 70% 이상 늘었고, DDR5 매출 증가율은 10% 중반, 서버용 SSD 30% 중반”이라며 “고수익 제품 판매에 힘입어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분기 대비 한 자릿수 후반 상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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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그럼에도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밑돈 것은 재고평가손실 환입 규모,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 반영, 비우호적 환율 등 영향이라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또 파운드리(위탁제조)·시스템 LSI 사업부에서 적자가 1조원대 중반 정도로 이어졌다.

이날 삼성전자는 HBM 관련, 시장 리더십을 확보해가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콘퍼런스콜에서 “복수의 고객사 용도로 HBM3E 8단과 12단 제품 모두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라며 그간 초미 관심사였던 ‘엔비디아 HBM3E 납품’에 대해 “주요 고객사 퀄(품질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HBM 수요(트렌드포스)는 엔비디아(58%), 구글(18%), AMD(8%) 등에서 발생하는 만큼 구글과 AMD 등 빅테크에 이미 HBM3E를 판매 중이며, 엔비디아에도 납품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이 소식으로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때 6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HBM 관련 매출에서 최신 제품인 HBM3E의 비중이 10% 초중반인데 4분기엔 50%로 확대될 것으로 자신했다.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HBM3E 개선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존 HBM3E 제품은 이미 진입한 과제로 공급을 확대하고 개선 제품은 신규 과제로 추가 판매해 수요 대응 범위를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차세대 HBM에 대해 주도권을 잡기 위해 파운드리 경쟁사인 TSMC와의 협력도 시사했다. 2025년 하반기 양산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6세대 HBM4에 대해 “복수의 고객사와 맞춤형 HBM 사업화 준비 중”이라며 “베이스(로직) 다이 제조 관련된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고객 요구를 우선으로, 내외부 관계없이 유연하게 대응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향후 HBM은 로직 다이와 결합해야 해 파운드리사와의 협력이 필수다. 그간 삼성 파운드리에서 이를 직접 생산해왔는데, 엔비디아 등 최종 고객사가 원한다면 자사 파운드리를 고집하지 않고 경쟁업체인 TSMC와도 협력하겠단 의미다.

"수익성 위주 포트폴리오 준비"

삼성전자는 4분기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겠지만, 완제품 사업 약세로 성장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상반기까지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됨에 따라 HBM, 서버용 SSD 등 고부가 시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모바일에선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당분간 수요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시설 투자 규모를 유지하되 적자를 내는 파운드리 부문에선 시황과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속도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반도체 부진을 매운 건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였다. 3분기 MX(모바일경험)·네트워크 사업의 매출 (30조5200억)과 영업이익(2조8200억원)은 전 분기보다 11.5%, 26.5% 각각 증가했는데, 갤럭시Z폴드6·플립6과 갤럭시 워치 등 웨어러블 신제품 효과로 MX에서 전체의 98%가량 매출을 올렸다. 디스플레이(SDC)도 매출 8조원, 영업이익 1조5100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보다 4.6%, 49.5% 각각 늘었고, 영업이익 성장세는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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