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체부 반대에도…이기흥 체육회장 3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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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69) 대한체육회장이 3선 도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나서면서 내년 1월로 예정된 차기 체육회장 선거 판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이하 공정위원회)에 차기 체육회장 선거 출마 자격 심사를 위한 자료를 제출했다.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3선에 대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단체장의 경우 재선까지는 출마에 제약에 없지만, 3선 이상부터는 공정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통과한 경우에만 선거에 나설 수 있다. 이 회장은 전국체전이 열렸던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연임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출마가) 막혀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심의를 받으면 된다”며 도전 의지를 에둘러 드러냈다.
일단 이 회장이 출마 자격을 확보하는 건 어렵지 않아 보인다. 알려진 대로 이 회장의 출마 자격을 심의하는 공정위 위원 전원(15명)을 이 회장이 직접 임명했기 때문이다. 상급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가 “현재 인적 구성을 감안할 때 (이 회장 관련 심사는) ‘측근 심사’ 또는 ‘셀프 심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11월 18일까지 공정위 운영 관련 개선 방안을 제출하라”고 지시했지만, 이 회장은 “차기 회장 선거 일정이 촉박해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한 상태다.
이기흥 회장의 3선을 저지하겠다며 선거에 뛰어든 체육계 인사는 총 4명이다. 유승민(41)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겸 대한탁구협회장, 강신욱(69) 단국대 명예교수, 김용주(63)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55) 전 대한우슈협회장 등이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히고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이들 중 이 회장의 실질적인 대항마로 꼽히는 인물은 유승민 전 위원과 강신욱 명예교수다. 유 전 위원은 IOC와 탁구협회에서 뛰어난 행정 역량을 보여줬지만,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가 걸림돌로 꼽힌다. 나이 지긋한 종목 단체장과 지역체육회장들은 ‘어린 회장님’을 불편하게 여길 수 있다.
강 명예교수는 학자와 행정가로 체육계에 오랜 기간 몸담아 경험이 풍부하다. 지난 2020년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해 25.7%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이 회장(46.4%)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하지만 대중적 인지도가 낮고, 임기 시작과 함께 70대에 접어든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인이다.
체육계 관계자들은 “현재로선 오랜 기간 지방 체육회와 교류하며 기반을 다진 이 회장의 3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유 전 위원과 강 명예교수가 후보 단일화를 이뤄 사실상의 일대일 대결 구도를 만들 경우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체육회 관계자는 “근래 들어 이 회장에 대한 여론이 싸늘하다. 체육계 내부에서도 ‘욕심이 지나치다’며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상급 기관인 문체부가 ‘이 회장이 당선될 경우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점도 표심을 흔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른바 ‘야권’의 단일화를 실현할 수 있을지, 가능하다면 어느 인물을 중심으로 이뤄질지, 체육회 운영과 관련해 어떤 청사진을 내놓을지 등이 선거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변수”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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