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벤츠, 차 900대씩 부숴가며 연구…테슬라 제친 中BYD에 초비상 [전기차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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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의 올해 3분기 매출이 테슬라를 넘어섰다. BYD가 분기 매출에서 테슬라보다 높은 실적을 올린 건 처음이다.
30일(현지시간) BYD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3분기 매출액은 2011억위안(약 38조9000억원, 283억 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증가했다. 테슬라의 3분기 매출은 252억 달러(약 35조원)다. 이 기간 순이익은 BYD 116억 위안(2조2400억원), 테슬라 22억 달러(3조원)다.
BYD의 매출 성장은 중국 정부의 친환경 차량 구매 보조금 영향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보조금 지급 대상 친환경 차량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도 포함된다. 중국 소비자는 중앙·지방 정부의 보조금을 모두 더해 최대 750만원까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에 BYD가 3분기에 판매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1년 전보다 76% 증가한 68만5830대에 이른다.
벤츠는 안전성 강화, 폭스바겐은 임금 삭감
다만 BYD의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44만3426대로 테슬라(46만2890대)보다 적었다. 로이터 등 외신과 업계는 순수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내 다른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해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BYD를 선두로 한 중국 전기차 업체의 부상이 실적으로도 확인되면서, 유럽·미국의 전통 자동차 강호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을 높인 것과 별개로 기업들도 대응 체계를 마련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하루 평균 3대(연 900대)씩 차량 충돌 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품질 높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기자가 지난 22일 방문한 독일 진델핑겐의 벤츠 차량 안전 기술센터에선 2025년 출시를 앞둔 전기 세단 EQS가 테스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70m 거리에 있는 철재 조형물 위에 무대 조명과 같은 밝은 빛이 비쳐지더니, 이윽고 EQS가 급가속을 하며 달려가 “쾅!”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1억6000만원짜리 차 왼쪽 보닛이 앞바퀴 있는 곳까지 찌그러지는 수준이었다.
약간의 연기가 올라왔지만 불이 나진 않았다. 운전석에 태운 더미(Dummy)도 그대로였다. 마르셀 브로드벡 전기차 충돌시험 엔지니어는 “차량 속도가 급감하는 즉시 고전압 시스템이 차단되면서 전류가 끊긴다”며 “이 과정이 1000분의 1초만에 이뤄져 사고를 예방한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은 강력한 구조조정 중이다. 30일(현지시간) 발표된 폭스바겐의 3분기 영업이익은 28억6000만 유로(4조3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줄었다. 매출액도 0.5% 감소한 785유로에 그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실적 발표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100억 유로 이상의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폭스바겐은 직원들에게 임금 10% 삭감을 요구했다. 이 회사는 또 독일 내 공장 3곳을 폐쇄할 계획이다.
한편 포드는 3분기 매출 462억 달러(63조70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 성장했다. F시리즈 픽업트럭이 인기를 얻은 덕이다. 하지만 전기차 부문에선 12억 달러의 손실을 입으며 고전했다. 지난 28일 실적 발표 뒤 포드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 가까이 떨어졌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주춤한 ‘캐즘’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수익성을 찾고,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등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28일 도쿄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캐즘으로) 시간을 벌었고 기회로 삼으려 한다”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뒤를 이을 새 플랫폼에선 배터리와 섀시를 일체형으로 전기차를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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