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中배터리, 미·유럽이 틀어막자 한국으로…세계 1위 CATL도 뛴다 [전기차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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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 사옥 모습. 사진 CATL

미국·유럽이 중국에 무역장벽을 높이자 중국 기업들은 영토 확장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다. 한국도 그 중 한 곳이다. 세계 1위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이 올 연말쯤 한국에 법인을 설립한다. 한때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였던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본진에 중국 최대 기업이 거점을 세우는 것이다.

CATL 고위 관계자는 “올 연말 또는 내년 초에는 법인 설립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CATL이 본격적으로 한국에서도 사업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CATL은 2021년 한국에 소규모 영업사무소 수준으로 열었던 지사를 법인으로 키우는 것이다. 현재 CATL은 중국 밖에선 미국·독일·일본·프랑스·헝가리에만 법인을 두고 있다.

CATL은 내년부터 자사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저렴한 가격과 낮은 화재 발생율, 타사 제품 대비 긴 주행거리을 무기로 현대차그룹 등에 대한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에선 코나·니로 모델이 CATL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레이가 LFP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CATL은 ‘2차전지 종주국’ 일본에서도 2022년 토요타 자회사인 다이하츠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일본 완성차 시장에 침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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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CATL은 한국 기업들과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분야의 협력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존 권 CATL 글로벌 법무·전략 부문 최고책임자는 지난 9월 방한해 참석한 콘퍼런스에서 “한국은 광물 처리 기술력 수준이높아, 배터리 재활용의 중심지”라며 “CATL과 한국 기업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ATL은 2035년까지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핵심 소재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핵심 광물 확보부터 배터리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CATL이 배터리 재활용 역량까지 확보해 배터리 순환 생태계 전체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 배터리사에 영향은

CATL의 한국 진출에 대해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사 관계자는 “법인이라 해도 영업인력 위주라면 기존과 달라질 게 없지만, 연구개발(R&D) 인력도 보충하는 등 글로벌 시장 전진기지로 한국 법인에 힘을 준다면 파급력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법인 설립은 CATL이 글로벌 기업으로서 영향력을 키우는 전략일 수 있다. 다른 배터리사 관계자는 “CATL은 ‘중국 정부 지원으로 큰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최근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라며 “한국 기업들과 기술 협력 등을 통해 글로벌 1위 기업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전략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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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EQ 파라시스 기망판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달 27일 오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본사가 입주한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앞에서 "벤츠가 일부 EQE 전기차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해놓고 소비자들에게는 CATL 배터리를 장착했다고 알렸다"며 이를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전기차·배터리 시장을 연구하는 최재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지난 8월 벤츠 전기차 화재 때 소비자들이 CATL 배터리인 줄 알았는데 (세계 10위권인) 중국 파라시스 제품이어서 배신감을 느꼈다고 할 정도로, 중국 CATL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좋다”라며 “CATL이 한국 전기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 시장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과 협력 가능성에 대해선 “CATL 산하에 폐배터리 재활용 자회사가 있지만, NCM 배터리 재활용 기술에 앞선 한국 기업들과 협력해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1위를 차지하려 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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