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집값 들썩였지만 건설경기는 아직 춥네…대형건설사 3분기 실적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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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소 회복됐지만 건설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2년 새 급등한 공사비·인건비 등으로 좀처럼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서다. 시공능력평가 1위(2024년 기준)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22% 하회한 3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고, 시공능력평가 2·3위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절반 이상 급감했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건설사들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 현대건설은 3분기 매출이 8조25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43억원으로 53.1%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당초 시장 예상치보다 20% 넘게 미달됐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이전에 착공된 주택사업은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급등이 공사비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며 “이들 저마진 사업의 매출 반영 정도가 중요한데 올해는 그 비중이 전체 주택매출 중에서 80%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공사에 투입되는 비용은 늘고 있는 반면 마진이 별로 남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다만 이런 저마진 주택사업 비중이 내년에는 40% 중반으로 떨어지고 2026년에는 10% 초중반까지 낮아질 전망”이라며 “점차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원자재값 지속 상승과 안전·품질 투자비 반영으로 원가율이 올라갔다”면서도 “3분기까지 수주 누계가 22조 2580억원으로 연간 목표(29조원)의 76.8%를 기록했다. 중장기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3분기 매출 2조5478억원, 영업이익은 6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8%, 67.2% 급감하며 ‘어닝쇼크’급 실적을 내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건설현장 수 감소와 지속되는 원가율 상승 등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며 “기존 수주 프로젝트 착공과 나이지리아 등 수익성이 견고한 대형 현장 위주의 매출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한남2구역(7909억원), 여의도 공작아파트(5704억원)를 비롯해 개포주공 5단지, 신반포16차 등 알짜 단지 시공권을 확보했다.
삼성물산은 3분기 매출 4조4820억원, 영업이익 2360억원으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22%가량 줄었다. 삼성물산 측은 “사우디 리야드 메트로 등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고 전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2~3년 전만 해도 80%대를 유지하던 주택사업 원가율이 작년부터 90% 이상으로 치솟았다”며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클수록 타격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해외 사업도 이스라엘-이란 공습 등 불확실성이 커서 녹록지 않다”며 “내년 하반기나 돼야 건설 경기가 나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건설 물가를 나타내는 건설공사비지수는 8월 129.71로, 5월 고점(130.20)을 기록한 후 소폭 하락했지만 2020년 대비로는 30% 가까이 높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GS건설은 3분기 실적이 선방했다. 3분기 매출 3조1092억원, 영업이익 8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1%, 35.9% 오르면서다. 지난해는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5500억원 충당금 반영 등에 따라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견조한 주택사업과 GS이니마 등 자회사 매각 등에 힘입어 3분기 누적으론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편 올해 초 워크아웃(재무 개선 작업)을 선언했던 태영건설은 전날 한국거래소가 기업심사를 통해 상장 유지를 결정하면서 이날부터 주식 거래가 재개됐다. 지난 3월 자본잠식으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지 7개월여 만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거래 재개는 워크아웃 과정에서 재무적인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의미”라며 “수주 등 영업활동에 적극 나서 기업 정상화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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