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대서양 해전의 절반은 민간상선 공격....2차 대전 모든 바다 아우른 해전사[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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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2차대전 해전사
크레이그 L 시먼즈 지음
나종남 옮김
책과함께

2차대전이 발발한 지 한 달 보름 정도 지난 1939년 10월 14일 영국 해군의 심장부인 스코틀랜드 북쪽 오크니섬의 스캐파플로. 31세의 귄터 프린 중위가 함장인 독일군 잠수함 U-47이 북해를 통해 이곳에 몰래 잠입, 영국 전함 로열오크함을 어뢰로 폭파시켰다. 유보트 1척이 영국 해군의 내부 성역을 뚫고 들어가 주력 전함을 침몰시킨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이것이 독일군 유보트가 2차대전에서 거둔 첫 번째 성공은 아니었다. 독일군은 개전 초기 6주 동안 영국 항공모함 커레이저스함 등 연합군 선박 60척 이상을 격침시켰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민간 상선이었다. 2차대전 내내 대서양 해전의 태반이 상선을 공격하는 ‘무역 전쟁’이었다.

『2차대전 해전사』는 1939년부터 1945년까지 대서양, 태평양, 지중해 등 전 세계 해양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격렬하게 전개됐던 해상 충돌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승자나 패자 어느 한쪽이 아니라 연합국과 추축국 등 모든 국가의 해군이 벌였던 전쟁을 포괄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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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12월 7일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으로 불타고 있는 미국 해군의 전함들. [사진 National Archives]

미국 해군사관학교에서 해군사를 30년 동안 가르쳤던 크레이그 시먼즈 명예교수가 펴낸 이 책은 1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에 거대하고 복잡한 제해권 장악 스토리를 담고 있다. 가급적 해전에 직접 참전한 역사의 주인공들이 증언한 내용을 중심으로 꾸몄다. 각국 해군 함정과 탑재된 무기들에 관한 해박한 설명, 대규모 해전이 어떻게 준비되고 전개되는지에 대한 상세한 전술적 브리핑이 눈길을 끈다.

일본 해군과 공군이 주도한 진주만 공격은 미군의 안일한 대응에 힘입어 전술적으로는 일본이 대성공한 작전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을 연합국으로 끌어들여 추축국에 패전을 안긴, 전쟁 역사상 가장 무모하고 무책임한 결정 중 하나로 지은이는 평가했다.

이 책에는 이 밖에도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던 영국해협에서의 연합군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비롯해 남중국해, 필리핀해, 반다해, 자바해를 휘저은 일본군의 남방 확장과 인도양 해전, 태평양 미드웨이 해전 등을 객관적 시각으로 관찰하고 기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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