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라브로프 만난 최선희 "핵공격 태세 향상해야…핵전력 강화 안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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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환영 인사했다. 사진 텔레그램 캡처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역내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북·러 외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전격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한반도는 언제든 폭발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최선희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상에게 "우리는 핵무기를 강화해, 보복 핵 공격을 위한 준비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최선희는 "김 위원장이 러시아군과 러시아 사람들을 돕고 우크라이나에서의 '성전'(holy war)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 동지들과 승리할 때까지 함께할 것이며, (북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데 의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러시아에 불법으로 무기를 제공한 데 이어 지난달 초부터 전장에 약 3000명을 파병하기 시작했는데 이날 양국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성전'으로 부르며 파병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군과 안보기관 사이에 매우 긴밀한 관계가 형성됐다”며 “양국 안보를 위한 중요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군 파병과 관련해 러시아가 북한에게 줄 반대급부도 이날 회담에서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회담에선 양국이 지난 6월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조약)의 향후 '활용법'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는 “평양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양국 간 조약은 우리의 전략적 상호 작용을 더욱 확대·강화할 수 있는 역사적이고 강력한 법적 근거”라며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러는 전시 쌍방 원조를 규정한 북·러 조약 4조를 들어 북한군 파병을 정당화하고 있다. 북·러 조약 4조는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푸틴은 지난달 25일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 조항을 어떻게 다룰지가 문제로 남아 있다"며 "우리가 무엇을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우리는 분명히 결정할 것이며 북한의 친구들도 상응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북한군 파병을 기정사실로 인정하면서다.

다만 북·러 조약은 아직 양국에서 공식적으로 비준·발효되지는 않은 상태로 관측된다. 러시아에선 최근 하원 비준을 거쳐 비준안이 상원으로 넘어간 상태며 북한에선 아직까지 비준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편 이날 최선희의 환영 장면도 러시아 관영 텔레그램을 통해 전해졌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텔레그램에 라프로프 장관이 최선희에게 "꽃다발을 건네줬다"며 "양국 외무장관이 1949년 김일성의 소련 방문 기념하는 명판이 제막된 야로슬랍스키 기차역에서 만났다"고 전했다. 앞서 최선희는 지난달 28일 평양을 출발,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30일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이번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계획도 주요 의제로 논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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