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바람 불면 올라가지 마세요"…'사망률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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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2일 오전 7시5분쯤 충남 보령시 무창포항 방파제 등대 인근에서 낚시하던 A씨(40대)가 바다로 추락했다가 구조됐다. 당시 A씨는 일행과 방파제 바깥쪽에 설치된 테트라포드 위에서 미끄러진 뒤 10m 아래 바닷물로 떨어졌다. “일행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실종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하다 가까스로 버티고 있던 A씨를 발견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추락할 때 충격으로 찰과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낚시객이 몰리는 가을철을 맞아 바닷가 방파제(테트라포드 포함)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방파제 위는 내륙과 달리 순간적으로 강한 바람이 부는 데다 바람 방향도 수시로 바뀌면서 넘어지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일부 낚시객은 출입이 통제된 테트라포드 위에 올라갔다가 미끄러지면서 목숨을 잃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충남 서천군 홍원항에서는 B씨(60대 남성)가 테트라포드에서 낚시하다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한 바람에 실족 위험…자력 탈출 불가능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자 해경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위험도가 높은 방파제를 중심으로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자치단체 등 관계 기관과 협조, 출입 통제 구역을 확대하고 불시 점검과 합동 단속에도 수시로 나설 방침이다. 특히 사망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테트라포드 주변 순찰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테트라포드는 높은 파도를 막기 위해 방파제에 설치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보통 3~5m 크기로 무게는 1개당 70t을 넘기도 한다. 크기가 거대한 데다 표면이 미끄러워 추락하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둥근 구조로 간격이 넓기 때문에 추락하면 발견이 쉽지 않고 자력으로 탈출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양수 의원(국민의힘)이 해양수산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7년(2017~2023년) 사이 발생한 테트라포드 안전사고는 275건으로 집계됐다. 안전사고로 34명이 숨졌다. 수치만 놓고 보면 사망률이 12%나 된다.
테트라포드 관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2020년 항만법을 개정, 테트라포드 등 위험한 장소를 ‘출입통제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를 어기고 출입하면 1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테트라포드와 방파제 등에 무단으로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하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출입통제구역 들어가면 100만원 이하 과태료
자치단체도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곳을 출입 통제구역으로 지정한다. 경남도는 지난 9월 삼천포항 한전방파제 테트라포드 구간을 출입통제구역으로 지정했다. 이곳은 보안구역인 삼천포화력발전소와 고성그린파워를 통과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일반인 접근이 어렵다. 하지만 일부 낚시객이 배를 타고 진입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다.
해경은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6일까지 일주일간 ‘안전사고 위험예보제 주의보 단계’를 추가 발령했다. 관련 법(연안 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연안에서 안전사고가 반복하거나 지속해서 발생할 경우 위험성을 국민에게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해경은 주의보 단계 기간 조류 흐름이 빠르고 조석 간만의 차가 큰 대조기가 포함돼 사고 위험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때를 확인하지 않고 갯벌에 들어가거나 갯바위 등에서 낚시하다 고립 사고나 익수사고 등을 당할 수 있다고 한다.
해경 "고립, 익수 위험 장소 출입하지 말아야"
태안해경 관계자는 “연안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립과 익수 위험이 큰 장소는 출입하지 않는 게 최우선”이라며 “어린아이를 동반하면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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